유엔 "미얀마군은 평화시위대 살인과 구금을 멈춰라"

"미얀마 쿠데타이후 최소 54명 사망 1천700명 구금"

안후중 선임기자 승인 2021.03.05 00:05 | 최종 수정 2021.03.05 02:59 의견 0

유엔이 미얀마군의 쿠데타 이후 최소 54명이 사망하고 최소 1천700명이 구금되었다고 밝히고, 미얀마군은 평화 시위대에 대한 살인과 구금을 멈추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4일 미첼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Verónica Michelle Bachelet Jeria)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대표는 “미얀마군은 평화 시위대에 대한 그들의 ‘악랄한 단속’을 중단해야한다”며 “지난 2월 1일의 쿠데타 이후 최소 54명이 사망했고, 그 중 38명은 수요일 하루에 희생됐다”고 말했다.

AP


그는 “보안군이 전국 각지의 평화로운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하는 것은 너무나 혐오스럽다”며 “나는 부상당한 사람들을 돌보려는 응급 의료진과 구급차에 대한 공격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2월 1일 이후 자행된 많은 체포와 구금은 유엔이 규정한 ‘강제 혹은 비자발적 실종’에 해당될 수 있다”며 구금된 모든 사람들을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에 치러진 총선에 부정이 있었지만 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고 방관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를 장악했다.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The Office of the High Commisioner’s Office for Human Rights)에 따르면, 보고된 54건의 사건 중 적어도 30명이 양곤(Yangon), 만달레이(Mandalay), 사가잉(Sagaing), 마그웨이(Magway), 몬(Mon)에서 보안군에 의해 수요일에 살해됐고, 한 명은 화요일, 18명은 일요일, 5명은 그 전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고등판무관실은 그러나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수도 있다며, 부상자 수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만,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따르면 시위 중에 최소한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시위나 정치활동 참여와 관련해 1천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보안군에 체포되어 구금되었고, 수요일에만 최소 700명이 구금되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국회의원과 정치가, 작가, 교사, 의료종사자, 공무원, 언론인, 승려와 유명인들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유엔 아동기금(UNICEF)도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소 5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4명이 중상을 입었고, 500명 이상의 어린이를 보안군이 구금했다는 보도가 있다고 밝혔다.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어린이들 외에도 많은 어린이가 최루탄과 기절수류탄으로 인한 피해에 노출되고 있고, 부모나 가족을 겨냥한 끔찍한 폭력 장면을 목격하면서 심리적 충격에 노출되는 경우도 우려된다고 유엔 아동기금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미얀마에선 최소 29명의 언론인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최소 8명은 정부에 대한 반발, 증오, 불법 집회 참석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바첼레트 대표는 “나는 현재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 관리들을 포함해 정보와 영향력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현재와 과거에 저질러진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해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이 책임을 지게 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을 지원할 것을 촉구 한다”고 말했다.

Verónica Michelle Bachelet Jeria


바첼레트 대표는 칠레의 중도좌파로 평가되는 정치인으로 2006년 칠레 최초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재취임을 거쳐 2018년 퇴임했으며, 그 해 제7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으로 취임했다. 소아과 및 공중 보건 전문의인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취약한 사람들의 권리를 찾는 데에 노력했다. 그는 여성의 정치 참여를 늘리고 동성 커플에 권리를 부여하고 성 소수자 권리 증진을 위한 시민 연합 법안에 대한 승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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