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사상 최대 규모 700만 명 기아 상황

2730만 명이 긴급한 식량 불안에 직면
콩고 국민 3명 중 1명이 기아 겪는 중

안후중 선임기자 승인 2021.04.07 18:24 | 최종 수정 2021.04.07 18:25 의견 0

1914년 출판된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Edgar Rice Burroughs)의 소설과 동명의 영화 ‘타잔(Tarzan)’으로 잘 알려진 중앙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식량 위기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아가 발생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United Nations World Food Program)은 콩고민주공화국(DRC, République démocratique du Congo)에서 2730만 명의 사람들이 긴급한 식량 불안에 직면해 있고, 그 중 약 700만 명이 급성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6일 밝혔다.

WFP의 콩고 대표인 피터 무소코(Peter Musoko)는 “처음으로 콩고 인구의 대다수를 분석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콩고의 엄청난 규모의 식량 불안을 파악했다”며 “아이들이 배고픔에 시달리고 가족들이 하루 종일 식사를 거르고 있다”고 말했다.

WFP는 콩고의 지역 갈등을 기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으며,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사회와 국가 경제 침체를 지적했다.

콩고의 FAO 대표인 아리스티드 옹곤 오방(Aristide Ongone Obame)은 “동부 콩고에서 반복되는 갈등과 그것이 가져오는 고통을 주목해야 한다”며 “사회적, 정치적 안정이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취약한 인구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많은 식량을 재배하고 가축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FAO/Junior D. Kannah)


유엔 관계자는 “살기위해 도망쳐야 하는 콩고인들과 식량 부족으로 병에 걸린 자녀들을 지켜봐야만 하는 부모들, 자신의 땅에 대한 접근권을 박탈당한 농부들이 현재 그 곳의 모습”이라며 “집이 불타고 농작물이 도난당한 사람들은 야생에서 자라는 뿌리 작물인 타로나 물에 삶은 카사바 잎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위기에 처한 콩고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여성, 난민, 귀향인, 실향민 가구들로 상대적으로 가난한 이들이다.

벨기에 직할 식민지였던 ‘콩고 자유국’은 벨기에 국왕 레오폴 2세(Léopold Louis Philippe Marie Victor)의 무자비한 착취와 탄압으로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을 입었고, 1960년 독립했지만 독립 직후엔 지하자원이 풍부한 카탕가 주가 분리 독립을 선언하면서 내란이 일어났다.

1970년 ‘자이르’로 국명을 바꾼 모부투 대통령의 32년간 장기 집권으로 인한 부패, 인권 침해, 경제 침체로 ‘제1차 콩고 내전’이 일어났다. 1997년 정권이 무너지고 국명을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바꾸었으며, ‘제2차 콩고 내전’이 이어진 1998년부터 2003년까지 4백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현재 대통령 펠릭스 앙투안 치세케디 칠롬보(Félix Antoine Tshisekedi Tshilombo)는 2018년 12월 30일 치러진 선거에서 38.6%를 얻어 2019년 1월 25일 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인구는 2016년 추정 약 8천5백만 명이며 1인당 GDP는 약 7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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