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귀환한 조니 김/NASA 유튜브 캡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한국계 우주비행사 조니 김(41)이 8개월간의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9일(현지시간) 지구로 귀환했다. 조니 김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Roscosmos) 소속 세르게이 리지코프(Sergey Ryzhikov), 알렉세이 주브리츠키(Alexey Zubritsky)와 함께 소유스 MS-27 우주선을 타고 이날 오후 2시쯤(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제즈카즈간(Dzhezkazgan) 남동쪽 초원 지대에 착륙했다.

NASA에 따르면 소유스 MS-27은 이날 오전 10시 40분 ISS에서 분리된 뒤 지구를 향했고, 낙하산 감속을 거쳐 착륙했다. 조니 김을 포함한 제73차 원정대는 지난 4월 8일 소유스 MS-27을 타고 ISS에 도착한 지 245일 만에 귀환한 것이다. 원정대의 공식 임무 기간은 4월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였다.

이번 귀환 과정에서 소유스 우주선은 ISS와의 도킹을 해제한 뒤 궤도 이탈을 위한 엔진 점화를 거쳐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착륙 직전에는 주 낙하산과 연착륙 엔진이 작동해 충격을 최소화했다. 러시아군 소속 헬리콥터 부대와 구조차량으로 구성된 수색구조팀이 현장에 도착해 245일간의 무중력 생활로 근육이 약화된 승무원들을 캡슐에서 꺼냈다.

조니 김은 이번 임무 기간 동안 지구 궤도를 총 3,920회 공전하며 누적 비행거리 약 1억 6,700만 킬로미터를 기록했다. 의사인 그는 ISS에 체류하는 동안 승무원들의 혈액 및 안구 검사 등 건강 모니터링을 수행했다. 장기 우주비행으로 인한 시력 및 근골격 손실 연구를 비롯해 어두운 환경에서의 식물 성장, 유전자 인코딩, 원격 로봇팔 조종,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금 나노입자 생산 극대화, 우주 제약 연구 등 다양한 실험에 참여했다.

제73차 원정대의 사령관은 로스코스모스 소속 세르게이 리지코프가 맡았다. NASA는 "조니 김은 인류에 도움이 되는 과학 실험과 기술 시연을 수행했다"며 "향후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한 NASA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조니 김은 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에 하버드 의대 졸업이라는 독보적 이력으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 미 해군에 입대해 해군특전단(네이비실)으로 이라크전에 파병됐으며 다수의 군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 이후 군의관이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해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가 됐으며, 해군에서 조종사 훈련도 수료했다. 현재 해군 소령이자 해군 조종사, 비행 군의관이다.

조니 김의 소유스 탑승은 2022년 7월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좌석 교환 협정에 따른 것이다. 이 협정은 현금 거래 없이 양국이 서로의 우주선에 자국 우주비행사를 1명씩 태우는 방식으로, 어느 한쪽의 발사가 중단되더라도 ISS에 양국 인력이 항상 상주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도 이 협정은 2027년까지 연장됐다.

함께 귀환한 알렉세이 주브리츠키는 1992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태어나 우크라이나 공군 장교로 복무했으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 러시아군으로 전향했다. 올해 3월 우크라이나 빈니차 법원은 그에게 국가반역죄 및 탈영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전 재산 몰수를 명령했다.

ISS는 소유스 MS-27 분리를 기점으로 제74차 원정을 공식 시작했다. 제73차 원정에 참여한 핀케가 새 사령관을 맡는다. 한국 우주항공청은 지난 9월 ISS 원격 교신을 통해 조니 김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조니김 #국제우주정거장 #소유스MS27 #한국계우주비행사 #우주외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