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백성의 믿음 없이는 나라가 설 수 없다'
우창제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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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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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때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세계 경제 10대 강국의 영광을 영위했던 조국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가 돼 가는 형국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말까지 유행할 정도다.
역사적 사례를 보면 역병의 대 습격은 항상 당시 국가·정치 리더십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각자도생은 믿음의 상실이자 리더십 붕괴의 다른 표현이다.
공자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백성의 믿음 없이는 나라가 설 수 없다)'이라고 했다. 코로나 19 사태 발생 초기부터 정부는 중국인들의 출입을 규제하지 못했고, 단순 방역만 강조하면서 국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을 마치 정부가 하는 것처럼 포장해 K방역이라는 브랜드를 붙여 정부의 홍보에만 열을 올렸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K방역이 성공한 것처럼 보도되어지면서 자만에 빠져 방만한 정책들 만 시행하다가, 코로나19 의 원천적인 집단면역에 필요한 백신 구매에 대한 판단을 제때 하지 못해 지금은 세계 100위권 밖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한심한 국가로 전락해버렸다.
(Pixabay=Spencer Davis)
국가의 존재이유는 단 하나! 국민들의 생명과 안정을 책임지는데 있다.
국민들의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에만 골몰하여 제대로 원인 규명을 하지 않고 오로지 보여주는 정책만을 실행한 것이 오늘의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판단되어진다. 1년 전 선거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자신들이 180석을 넘는 거대 여당으로 가는 길을 열어줬지만, 1년이 지난 요즈음 똑같은 사태를 겪고 있는 국민들은 그들에게 지난 재. 보궐 선거에서 거의 모든 연령, 모든 세대에서 버림받는 참혹한 패배를 안겨주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한 국가(정부)를 국민이 심판한 형국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엄중하게 묻고 있다. 위기가 다가올 때 정부는 어떻게 선제적으로 나서야 하는지, 정치 지도자들은 어떻게 국민의 의견을 모아 가야 하는지, 위기 앞에 태산같이 버티는 리더십은 있는지 등 엄중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어디를 간들, 여야 지도자들이 마스크 쓰고 현장에 간들, 감동이 없는 것은 왜인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치사상가 알렉시 드 토크빌은 일갈했다.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리더십의 무능력을 비판하고 돌팔매질한다고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 방법은 있다.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이번 재. 보궐 선거에서 민심을 무시한 세력을 엄중히 심판한 것처럼 앞으로도 두 눈을 부릅뜨고 코로나 19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바른 시각으로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제 정부와 정치인들은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인지 자각하고 오로지 국민들을 위하여 코로나 19사태를 원천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재. 보궐 선거에서 보여준 현명한 국민들의 심판을 여야 구분없이 겪게 될 것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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