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우간다 한국대사관, 셰프 빼가기 논란으로 현지 한인 사회 분노
교민 호텔의 한식 수석 셰프에 3배 급여주며 대사관저 셰프로 몰래 고용
안하무인식 메시지로 교민 반발에 대응하며 더 큰 반발 불러
안후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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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00:24 | 최종 수정 2023.10.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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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한국대사관 공관이 현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의 현지인 수석 셰프를 몰래 터무니없는 연봉을 제공하며 고용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교민이 대사관의 채용 행태에 대해 반발을 하면서 표면화 됐다. 이 교민에 따르면 대사관 공관의 한국인 셰프가 사임하자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대사관은 동포가 운영하는 호텔의 수석 셰프를 몰래 고용했다.
문제의 셰프는 친척의 장례식을 이유로 갑자기 결근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해당 교민이 조사한 결과 이 셰프는 우간다 주재 한국대사 관저에서 비밀리에 일하고 있었다.
사건을 제보한 교민은 현지 대사가 자신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에는 2021년 12월 26일 대사 부임 이후 매 주말 골프나들이, 명절 모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사는 한 달에 1~2회 그의 호텔을 방문해 그곳에서 수석 셰프를 알고 있었다.
대사는 그 셰프가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채용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했다. 이 과정에는 면접, 정식 채용, 한국 거주자에 대한 통지 등이 모두 일주일 이내에 완료되었다.
이런 상황을 접한 그 교민은 대사에게 “필요하다면 관저에서 저녁 식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우리 호텔에서 일할 수 있게 해 달라. 호텔 초창기부터 아내에게 한국 음식 조리법을 전수 받았고, 지금은 그가 수석 셰프가 되었기 때문에 그가 없으면 호텔 사업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그 교민은 고용을 철회한다면 공식 행사와 만찬에 필요한 경우 해당 요리사가 대사 관저에서 일할 수 있다고 대사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대사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오해하는 것 같은데 그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어디에서 일할지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몫이지 당신이 할 일이 아니다.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라.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논의하지 않겠다"는 답을 보냈다.
대사의 메시지에 대한 답장에서 그 교민은 실망감을 표시하며 한국 대사는 한국의 이익과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사가 협의 없이 내린 채용 결정이 우간다 현지 교민 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메시지는 대사와 면담을 요청하고 해당 문제를 추가로 논의하기 위해 만나 달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에 대사는 "정말 실망스럽다. 자국민 보호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정말 모르느냐"며 "힘없는 우간다인의 직업 선택권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빼앗는 것은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개인의 의사에 따라 이직을 막는 것은 심각한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대사는 또 인터뷰 전 해당 셰프가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사실을 대사관 측에서 몰랐으며, 채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사는 셰프 자신의 결정에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논란은 윤리, 투명성, 직원의 고용 선택 권리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우간다 셰프의 급여는 일반적으로 200~300달러인 반면, 한국 교민 호텔은 700~800달러를 주고 고용하고 있다. 대사관이 교민 호텔의 3배 급여를 제시하자 결국 셰프는 직장을 바꾸게 되었고, 우간다 한인 사회에서 이 사건에 대해 반발이 일고 있다.
심지어 주 우간다 한국 대사관은 한국에서 직접 고용을 하는 선택도 할 수 있어 궂이 현지 교민 호텔의 수석 셰프를 데려다 관저에 고용해서 반발을 사는 것이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이 교민은 국민신문고에도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재외공관 인사관리에 대해 세부 답변이 어렵다는 회신만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교민들은 윤리적 행동과 해외 거주 자국민 보호에 대한 대사관의 의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다. 현지 공관장이 교민들과 상하관계를 이루고 갑질을 하는 것이 자국민 보호를 위한 자세로 부적절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논란이 어떻게 해결될지, 우간다 한인들과 대사관 관계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위 기사는 일요서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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