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타니 해역서 유럽 향하던 이주민 보트 전복…89명 사망

올해 5월까지 보트로 스페인에 입국하려던 이주민 중 5천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

에디터 승인 2024.07.05 14:25 의견 0

지난 1일, 아프리카 북서부 모리타니 남서부 도시 은디아고에서 약 4km 떨어진 대서양 해역에서 이주민 170명을 태우고 유럽으로 향하던 이주민 보트가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월 스페인 아르기네긴 항구에서 스페인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조된 이민자들이 배에서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 사고로 89명이 사망하고 72명이 실종된 상태로, 5세 여아를 비롯한 9명은 구조됐다고 모리타니 해안경비대가 밝혔다.

보트에 탄 이주민 대부분은 세네갈, 감비아 등 아프리카 국적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 이주민들은 아프리카 대륙과 가까운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등을 통해 유럽 입국을 시도한다.

스페인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카나리아 제도에 도착한 이주민 수는 3만9천91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이주민 수의 두배를 넘는 수치다.

올해도 지난 달 15일 기준 약 1만9천 명이 카나리아 제도를 통한 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서양 항로는 해류가 강하지만 이주민들은 주로 '피로그'(pirogue)로 불리는 긴 나무 보트를 이용하고 승선 인원 초과 상태로 항해하기 때문에 사고에 취약하다.

이번 사고 역시 보트가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를 견디지 못해 전복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자선단체인 카미난도 프론테라스는 올해 5월까지 보트로 스페인에 입국하려던 이주민 중 5천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중해와 대서양 항로는 이주민들이 유럽으로 이동하는 주요 경로로, 이들은 종종 위험한 조건 하에서 낡은 보트를 이용해 입국을 시도한다.

국제이주기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 중부 항로에서 숨진 이주민이 약 2천5백 명에 달했고, 올해만 벌써 226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영불해협에서도 이주민 보트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주민들이 탄 보트가 뒤집히면서 27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는데, 이는 국제이주기구가 201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뒤 영불해협에서 발생한 가장 큰 인명 피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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