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도 '신천지 포교'가 사회 문제로 등장

남호주 유력 매체 신천지 피해자 증언 담아 단독 보도
컬트 종교 무분별한 포교 막을 규제 법안 필요

에디터 승인 2024.07.07 21:32 의견 0

‘신천지 포교’가 호주 주요 도시에서도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주요 도시에 포교 센터를 마련한 신천지는 젊은이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해 성경 공부에 참여하게 한 뒤 지속해서 헌신을 강요하며 일상을 망가트리고 있다.

신천지 피해자 조지 게리씨의 사진 아래에 "결국 나는 내가 알던 모든 지인을 잃기 시작했고 그들이 나의 유일한 사회적 관계가 됐다"는 문장이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남호주의 주도 애들레이드의 유력 매체 ‘디 에드버타이저’(The Advertiser)는 6일(현지시간) 신천지 탈퇴자들의 증언을 담은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첫 피해자는 2019년부터 신천지 성경 공부에 빠진 릴리 지위(26)씨였다.

신천지 성경 공부를 시작한 뒤 그의 평범했던 일상은 무너졌고 사회와는 단절됐다.

그는 “처음 성경공부 모임에 가입했을 때는 꿈 꾸던 직업을 포기하고 사랑과 수천 달러를 잃게 할 ‘종말의 컬트(이단 종교)’인지 전혀 몰랐다”면서 “처음엔 ‘신천지 지도자’가 재림 기간 신도들을 구원으로 인도하고 불멸의 기회를 줄 것으로 믿었었다”며 깊이 후회했다.

스스로 ‘세뇌당했었다’고 말한 그는 실제 다니던 플린더스대를 중퇴했고 언론사 인턴도 포기했다.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별했고 친구들과 단절됐다.

대신 신천지에서의 신앙생활과 교육, 포교를 비롯해 센터에서 요리하고 청소하는 왜곡된 일상이 시작됐다고 한다.

지위씨는 “병원에 가는 것도 성경공부에 빠지면 용납 안 됐고 포교를 위해 큰돈을 썼는데 대부분 성경 공부에 매여 있다 보니 돈을 벌 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누구도 반증할 수 없는 ‘유리가 깨지는 것과 같은 순간(glass shattering moment)’을 경험한 뒤 탈퇴했는데 그들은 그런 나의 진심을 왜곡했고 개인성을 말살하려 했다”고 후회했다.

조지 게리(20)는 또 다른 피해자로 지난해 4월 자신에게 다가온 20대 초반의 남녀 전도자를 만난 뒤 일상이 뒤바뀌고 말았다고 했다.

그는 “원래 크리스천이었지만 2년 동안 교회에 안 다니던 중 유혹당했고 곧바로 성경 공부에 참여했다”면서 “매주 네 차례 수업이 있었고 한 번에 3시간씩 성경을 공부했는데 가족은 물론이고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오직 그들(신천지)이 유일한 지인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9개월 동안의 엄격한 성경공부 중 온라인에서 신천지를 검색하지 못하게 하는 등 여러 사건 속에서 뭔가 잘못됐단 걸 깨달았는데 그때는 이미 ‘종말의 컬트’에 빠져 있었다”면서 “이곳을 탈퇴할 때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면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기사에는 애들레이드시 카르멜 눈 시의원의 ‘강력한 입법 요구’ 의견도 담겼다.

눈 의원은 “컬트 단체들이 회원들을 모집하는 걸 막기 위해 강력한 입법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종교가 포교하거나 활동할 때 지역 단체의 내규를 준수하고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현재 호주 내 신천지 등록신도 수는 1616명에 이르고, 뉴질랜드는 약 250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단 전문 매체 현대종교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호주는 신천지 베드로 지파가 맡은 국가로 해외 신천지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곳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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