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드민턴 셔틀콕 가격 급등, “부자들의 스포츠” 불만 확산

中 거위·오리 농가, 돼지 사육으로 옮겨가자 셔틀콕 만들 깃털 부족해져

에디터 승인 2024.07.22 19:04 의견 0

중국에서 배드민턴 셔틀콕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 스포츠가 부자들만의 취미가 되어버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진=SCMP)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내 주요 셔틀콕 제조사들인 요넥스와 더블 해피니스 등은 최근 몇 주 동안 가격을 20% 이상 인상했다.

이들 업체는 원자재 가격의 급등을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서 지난 19일 요넥스의 셔틀콕 ASO2가 12개 한 팩당 149위안(약 2만8천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는 한 달 전보다 24%나 오른 가격이다.

안후이성에서 셔틀콕 공장을 운영하는 리양 씨는 상하이 해방일보에 "저급 깃털 가격은 3배 뛰었고, 중급과 고급 깃털은 최소 두배 올랐다"고 말했다.

리씨는 주로 거위나 오리 깃털이 셔틀콕 제조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농업과학기술정보 연구소의 류쩡진 연구원은 중국 축산업의 변화가 셔틀콕 가격 급등을 촉발했다고 짚었다.

그는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거위와 오리고기 수요가 줄어들었고, 이는 셔틀콕 제조에 필요한 깃털의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7% 떨어졌다.

중국 배드민턴 애호가들은 셔틀콕 가격 급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배드민턴이 월급으로 2만위안(약 380만원)을 버는 이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스포츠가 돼버렸다"는 글이 지난 19일 현재 400만여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

또다른 웨이보 이용자는 "배드민턴이 거의 부자들의 스포츠가 됐다"고 썼다.

이는 2022년 상하이의 아이리서치 컨설팅 그룹이 배드민턴이 중국에서 널리 퍼진 스포츠 중 하나로, 젊은이의 30% 이상이 이를 가장 즐기는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여긴다고 밝혔던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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