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로켓 공격에 이스라엘·이란 전면전 초읽기 전망 나와

골란고원 축구장에서 어린이와 청소년 포함 12명 숨져
유엔, 미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 ‘자제’ 촉구

에디터 승인 2024.07.29 14:18 의견 0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12명이 숨진 축구장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에 전면전 위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진=AP)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이 중동 지역을 괴롭히고 있는 끔찍한 폭력의 짐을 지속해서 부담해선 안 된다"라고 성명을 통해 말했다.

그는 양측 모두가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하고 추가적인 갈등 진전을 피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을 넘나드는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하며, 양측은 국제법 및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구테흐스 총장은 강조했다.

앞서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간 접경지대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에 로켓이 떨어지면서 축구장에서 공놀이를 하던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12명이 숨졌다.

(사진=AP)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의 주체로 헤즈볼라를 지목했으며, 헤즈볼라는 이 공격에 대해 이례적으로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조사 결과 헤즈볼라의 공격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28일(현지시간) 레바논의 헤즈볼라 목표물들을 향해 보복 공격했다.

이스라엘이 이슬람권 무장세력에 의한 자국민 인명피해에 특히 민감한 만큼, 양측의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28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차브리하, 보르즈 엘 크말리, 베카, 킬라, 랍 엘탈라틴, 키암, 타이르 하르파 등 여러 마을에서 무기 저장고 등 헤즈볼라의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등 서방은 물론 러시아까지 나서 '자제'를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자국민을 테러리스트의 공격에서 보호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 정부와 대화하고 있으며 이번 충돌이 악화하거나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주체와 무관하게 민간인에 대한 모든 테러를 규탄한다"면서도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습격 뿐 아니라 (민간인을) 대량학살한 이스라엘의 국제인도법 위반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헤즈볼라의 후원자인 이란은 이스라엘에 경고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무지한 행동은 전쟁의 범위와 역내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어리석은 모험에 대한 예기치 못한 결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대규모 범죄에서 세계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헤즈볼라를 모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AP)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시리아로부터 점령한 땅이다.

이슬람교 시아파 분파인 드루즈파를 믿는 시리아계 주민과 이스라엘 정착민이 거주한다.

이스라엘은 1981년 골란고원법을 제정해 자국 영토로 병합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영토로서 인정받지는 못했다.

골란고원은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스라엘과 이를 인정하지 않는 레바논, 시리아의 무력 공방이 빈번했던 뇌관이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개전 이후 레바논 국경지대에서 헤즈볼라와 연일 충돌해왔다.

지금까지 민간인 90명을 포함해 레바논 측에서 450명 이상, 이스라엘에서 군인 최소 21명을 포함해 45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은 집계했다.

이란은 헤즈볼라의 군사 행동이 자체 결정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은 공격 배후를 이란이라고 확신한다.

이 때문에 일촉즉발의 위기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은 사실상 이란과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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