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 인근 하루새 산불 수십건, 주민 대피령 발령
지난 24시간 동안 아테네 외곽에서 40건 화재 발생, 강한 바람 타고 불길 빠르게 번져
마라톤 지역 포함 주민 3만여 명 인근 해변 마을로 대피
섭씨 39도의 폭염 진화 어렵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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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16:26 | 최종 수정 2024.08.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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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수도 아테네 인근 지역에서 하루 사이에 산불 수십 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아테네 외곽에서 40건의 화재가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진 불길이 아테네까지 도달했다.
산불은 시속 80∼90㎞의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아테네까지 몰려온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불길은 최고 25m 높이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당국은 아테네 인근 여러 마을에 대피령을 내렸고, 마라톤 지역을 포함한 주민 3만여 명에게 인근 해변 마을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소방대원들과 소방 항공기, 헬리콥터, 소방차 등이 화재 진압에 동원됐고 자원봉사자들도 지원에 나섰다.
그리스 소방청 대변인은 "주택 지역에서 불길이 번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여전히 위험하다"며 "강풍으로 인해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고, 저지선 뒤에 또 불길이 타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폭염도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12일 그리스 기온은 섭씨 39도로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산불 연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 우려에 그리스 보건당국은 주민들에게 이동을 제한하고 창문을 닫은 채 집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연기로 인해 최소 8명이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산불이 급격히 번지자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휴가를 취소하고 아테네로 돌아왔다.
지난 5월 이후 그리스 전역에서 수백 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날씨가 더 덥고 건조해져 산불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지난 겨울이 역대 가장 따뜻했고, 이어 지난 6~7월 기온 역시 전례 없이 높아 산불이 발생하기에 좋은 조건이 갖춰진 것으로 추정됐다.
바실리스 키킬리아스 그리스 기후위기·시민보호부 장관은 고온과 강풍, 가뭄으로 인해 그리스 전역 중 절반이 산불 고위험 상황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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