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종교복지시설 아동 성학대 대규모 적발

학대 용의자 171명 체포, 어린이 402명 구출
'이단' 이슬람단체 시설…'다른 아동에 성폭력' 강요도

에디터 승인 2024.09.12 18:02 의견 0

말레이시아 경찰은 최근 이단으로 규정된 이슬람계 단체와 관련된 아동복지시설에서 신체적·성적 학대 혐의로 대규모 체포 작전을 벌였다.

(사진=Freepik)


12일 AP통신과 더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글로벌이콴 서비시스앤드비즈니시스홀딩스'(GISB)가 운영하는 복지시설을 급습해 용의자 171명을 체포하고 어린이 402명을 구출했다고 전날 밝혔다.

경찰은 중부 셀랑고르주 18곳, 남부 네게리셈빌란주 2곳 등 20개 복지시설을 급습해 1~17세 사이의 아동과 청소년을 구조했다. 성별로는 남성, 여성 각각 201명이다.

체포된 용의자 중에는 종교 교사와 관리인이 포함되어 있으며, 남성 66명, 여성 105명으로 이들의 나이는 17세에서 64세에 이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아동들은 성폭행 등 성적 학대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시설 내에서 서로에게 성폭력을 저지르도록 강요받았다.

또한, 아동들은 상태가 위독해질 때까지 치료를 받지 못했고, 관리자들은 어린 아이들이 실수할 경우 뜨거운 숟가락 등으로 살을 상하게 했고, 건강검진을 하는 것처럼 몸을 만지는 등의 학대를 저질렀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글로벌이콴 서비시스앤드비즈니시스홀딩스’(GISB)는 정부가 1994년 이단으로 규정한 이슬람 종파인 알 아르캄의 수장 아샤리 모하맛이 설립한 단체이다.

GISB는 20개국에서 식음료, 미디어, 의료, 관광,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찰은 이 단체가 아이들을 착취하고 종교적 감정을 이용해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설에 있던 아이들은 GISB 구성원의 자녀로, 어릴 때부터 부모에 의해 맡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GISB는 전날 성명을 통해 아동 노동 착취 등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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