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코로나19 백신보급의 도전과 극복 과제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의 백신 접근 큰 격차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 확산이 큰 걸림돌

안후중 선임기자 승인 2021.04.07 13:28 | 최종 수정 2021.04.07 18:28 의견 0

전 세계에 공평하게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유일한 글로벌 이니셔티브(initiative, 목적 달성을 위한 계획)인 유엔의 코벡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만난 암초는 백신 민족주의나 국가 이기주의에 그치지 않고 있다.

코벡스의 목적은 올 해 말까지 빈곤국 인구의 4분의 1인 20억 명의 팔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지만, 현실은 부유한 국가가 우선적으로 백신을 확보하고 재빠르게 바이러스에서 보호막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비해 가난한 국가들은 점점 백신확보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UNICEF/Jose Vilca)


세계보건기구(WHO)는 5일 코벡스가 직면한 다섯 가지 큰 도전과 극복 방법에 대한 자료를 내고 세계가 공유할 것을 주문했다.

첫 번째는 ‘수출 통제’를 꼽았다. 대유행 초기 유니세프는 주사기를 생산하는 국가 밖의 창고에 5억개의 주사기를 비축했는데 이 선견지명은 큰 성과가 있었다. 생산국은 주사기 수출을 통제하고 가격이 급등하며 심지어 공급이 제한됐다.

그러나 사람들의 팔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이 필요하다. 백신 생산을 위한 재료와 유리, 플라스틱 마개, 튜브, 주사기에 이르기까지 관련 제품에 대한 수출금지나 통제로 인한 영향이 백신 공급과 접종 전체에 미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WHO는 가난한 국가가 스스로 백신을 제조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 공급 기지를 세워 향후 백신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UNICEF/Henry Bongyereirwe)


두 번째는 백신이 필요한 사람은 인프라가 충분한 도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코벡스에 속한 모든 국가는 화물 비행기에서 냉장 창고로 백신 팔레트를 가져오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그 다음 단계가 문제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의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크기에 우선 순위가 지정되지만 백신을 필요로 하는 지방에까지 공급하기 위해서는 분배를 위한 더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최빈국에 백신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백신 출시 속도를 올리고 도시의 창고에서 백신을 외딴 곳까지 운반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현금이다. 코백스의 190개 회원국에 백신을 계속 제공하기 위해 올 해만 최소 32억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최빈국에 속하는 92개국에는 백신 확보 외에도 냉장고, 의료종사자 교육, 예방접종 비용, 냉장 배달 트럭 연료 등 필수품 지원에만 20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네 번째는 부유한 국가에 대한 백신 과잉공급 문제다.

코벡스는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들과 직접 거래하는 개별 국가와 경쟁하고 있으며 백신을 공평하게 공급하기 위한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부유한 국가들은 과잉공급을 다른 국가들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코벡스는 초과 공급된 백신을 고소득 국가들이 공유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공유하려는 국가는 찾기 힘들다. 아직 재정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국가에 유리한 백신 공급 방식이 문제로 꼽힌다.

(UNICEF/Sujay Reddy)


마지막으로 백신 접종에 대한 주저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백신이 생명을 구한다는 압도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모든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 현상은 초기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발생했으며 전 세계 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되기 전에도 우려되는 문제였다.

UN은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에 대한 거짓말과 왜곡된 메시지에 맞서 싸우는 검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WHO는 아직 엄청난 양의 잘못된 정보가 세계에 소용돌이 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코로나19와의 싸움에 큰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외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