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홍범도 장군이 돌아오는 날

광복절 76주년에

조정애 칼럼리스트 승인 2021.08.15 16:43 | 최종 수정 2021.08.15 18:08 의견 0

홍범도 장군이 돌아오는 날

광복절 아침에
귀히 접어둔
태극기를 꺼내 보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독립투사 홍범도 장군이
모래바람 부는
카자흐스탄 묘역에서
고국으로 돌아오는 날

승전고를 울리는 북소리로
밤새 핏물 올려 활짝 피어나는
나팔꽃의 함성으로
오시는 길을 향해 손을 흔든다

장하십니다
고맙습니다
독립을 외치던 그날의 태극기가
비로소 바람에 날리운다

죽음과 분노와 기다림이 삭아버린
그곳의 한숨을 버리고
보라! 무엇이 우리를 지켜냈나
눈부시게 발전한 대한민국!

부디 햇살 잘드는 고국에서
영원히 행복하시라고
손을 흔드는 광복의 태극기에
나팔꽃이 마구 피어나고 있다.

카자흐스탄 크질로르다에 있는 홍범도 공원에 있는 장군의 묘 (2016년 7월=사진가 김진석)

독립운동가인 홍범도 장군은 만주 항일무장독립운동사에 있어 최초의 승전인 봉오동 대첩과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끌었고 광복군의 전신인 대한독립군단을 창설하신 주역이다.

그러나 일제에 붙잡힌 아내 이옥구(이옥녀)가 모진 고문으로 옥사하였고장남 홍양순도 정평배기 전투에서 아버지와 함께 싸우다가 전사했으며 차남 홍용환도 아버지와 함께 연해주로 이주하여 의병 활동을 하다 병사하고 말았다.

“나 홍범도, 고국강토에 돌아왔네. 저 멀리 바람찬 중앙아시아 빈들에 잠든 지 78년 만일세. 내 고국 땅에 두 무릎 꿇고 구부려 흙냄새 맡아보네. 가만히 입술도 대어보네. 고향 흙에 뜨거운 눈물 뚝뚝 떨어지네.”(이동순시인의 비문 안)

20여년간 대서사시 ‘홍범도’를 쓴 이동순 시인의 비문 안을 난도질 하듯 수정을 해 보훈처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를 향해 문학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인은 한 나라의 얼과 혼으로 시를 쓰고 있음을 알아야 하며 청탁된 비문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1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카자흐스탄의 공동묘역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돌아오게 되어 그 감격을 시로 써 보았다.


2021.8.15. 혜솔 조정애

저작권자 ⓒ 외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