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

중동 지역 정세 다시 불안정 가중 예상
이란 국내 혼란과 후계 승계 과정에서 권력투쟁 가능성도

에디터 승인 2024.05.20 16:20 | 최종 수정 2024.05.20 17:19 의견 0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64세의 아야톨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솔사다티는 이란의 제8대 대통령"이라며 이란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27일 라이시 이란 대통령 모습 (사진=AP 영상 캡춰)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 이은 사실상 2인자로 꼽혀왔다. 그의 사망으로 중동 정세에 다시 한번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 전쟁 등으로 살얼음판을 걸어온 상황에서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정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란 내부에서도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히잡 시위와 경제난에 따른 이란 국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후계구도 승계 과정에서 권력투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헬기 추락사고를 당했다. 사고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 외에도 외무장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타브리즈 지역 성직자인 금요 기도회의 이맘 아야톨라 알 하하하,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말렉 라흐마티 등이 동승하고 있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운영하는 매체 레파에 따르면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 등 당국자 3명과 조종사, 경호원 등 총 9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사고 헬기는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 속에서 비행하다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 사고 신고를 받은 이란 당국은 65개 수색·구조팀을 급파했으나,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튀르키예 아킨치 드론이 이날 사고 헬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열원을 발견, 이란 당국과 좌표를 공유해 본격 수색이 이뤄졌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의 유고시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50일 이내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대통령직은 이란 12명 부통령 중 가장 선임인 모하마드 모크베르에게 일단 승계되며, 그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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