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기관, "동해 가스 개발, 좌초 자산 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에 따른 천연가스 수요 감소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성에서 LNG의 역할 축소

에디터 승인 2024.06.21 12:51 | 최종 수정 2024.06.21 13:14 의견 0

미국의 에너지 경제 및 금융 분석 연구기관 IEEFA(Institute for Energy Economics and Financial Analysis)는 19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동해안 탐사 시추와 관련해 "한국의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대규모 석유 및 국가의 가속화되는 탈탄소화 노력으로 인해 동해 가스 개발이 좌초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IEEFA)


한국 정부는 약 1000억 원(73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연말까지 착공해 2025년 상반기에 첫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지만, 천연가스 수요 감소와 탈탄소화 노력으로 인해 동해 가스 개발이 좌초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은 화석 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보다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지속 가능성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 에너지 전환에 따른 천연가스 수요 감소

동해 가스전이 상업적으로 가동되는 2035년에는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한국의 천연가스 수요는 크게 감소할 것이다. 한국의 천연가스 수요는 이미 감소세고,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와 도시가스 수요 감소, 높은 수입 비용으로 인해 2023년 4.9%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강화된 탈탄소화 목표를 고려할 때 이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최근 발표된 제11차 장기전력수급기본계획(BPLE) 이행지침에서는 전력구성에서 액화천연가스(LNG)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26.8%에서 2038년 11.1%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도 인구감소와 경제성장률 둔화로 천연가스 수요가 2036년까지 연간 3766만톤(MTPA)으로 감소해 연평균 1.3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세계 천연가스 시장은 미국과 카타르 등의 대규모 천연가스 증설로 인해 2026년부터 공급과잉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경제 및 금융 분석 연구소(IEEFA)는 2028년까지 세계의 전체 명판 액화 용량이 666.5MTPA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시장에서 저렴한 천연 가스 공급이 가능해져 기존 계약과 과잉된 현물 시장에서의 구매로 미래의 가스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증가하는 좌초 자산 위험

성공률이 낮고 검증되지 않은 고위험 가스 연소 탐사에 납세자의 돈을 투자하는 것은 상당한 좌초 자산 위험을 초래한다. 한국의 LNG 인수 터미널과 LNG 화력 발전소는 이미 수요 약화로 인해 가동률이 낮아지고 있다.

한국의 기존 및 신규 LNG 시장 참가자들은 2031년까지 11개의 LNG 터미널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터미널은 약 37MTPA의 재기화 용량을 차지하며, 건설될 경우 한국내 재기화 용량은 현재 153MTPA에서 190MTPA로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활용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다.

IEEFA는 한국의 신규 LNG 인수 터미널 비용이 약 11조 3천억 원(미화 8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한국의 LNG 활용률

한국의 탈탄소화 목표는 전력 구성에서 LNG 비중을 낮추는 것을 포함하며, 2023년 41.7%였던 LNG 화력 발전소 가동률을 2036년까지 10~20%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2050년까지 순제로화 목표를 감안할 때 새로 개발된 동해천연가스는 10~15년 정도만 사용할 수 있어 가스전의 좌초자산 위험이 높다. 천연가스 사용을 위해 구축된 인프라는 수요가 계속 감소함에 따라 충분히 활용되지 않거나 쓸모없게 될 수 있다.

(사진=IEEFA)


◆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성에서 LNG의 역할 축소

재생 에너지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천연가스의 역할이 감소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값비싼 석유 및 가스 매장량보다는 청정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한국의 장기적인 에너지 미래에 가장 큰 이익이 될 것이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지속 가능성에서 천연가스의 역할은 특히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LNG 가격이 급등한 이후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LNG 시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했으며, 이로 인해 연료의 경제성과 신뢰성이 약화되었다. 2022년 한국은 전력회사의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LNG 발전에 17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천연가스는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CO2)를 적게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메탄 배출량이 많아 온실가스 감축 논란이 있다. 메탄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CO2보다 더 심각한 온난화 효과를 가져온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확보는 에너지 안보와 동일시할 수 없다. 한국의 진정한 에너지 안보와 지속 가능성에는 최근 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 가능 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대로 화석 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내에서 생산되는 재생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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