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정말 놀랍고 영광스럽다"

"지지 감사…한국 문학 독자와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 됐으면"
자기 작품 중에는 '작별하지 않는다'·'흰'·'채식주의자' 권해

에디터 승인 2024.10.11 17:55 의견 0

10일 소설가 한강(53)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뉴스가 한국 문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 (사진=AP)


한강은 수상자 발표 후 노벨상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영광스럽고 여러분들의 지지에 정말 감사드린다. 그저 감사하다"고 거듭 말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데에는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고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며 "한국 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강은 어느 작가로부터 가장 큰 영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집단적인 존재'였던 옛 작가들을 언급했다.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단호한 자세로 삶을 탐구했던 그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한강에게 영감이 됐다고 말했다.

한강은 또한 어린 시절에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좋아했다고 말하며, 이 작품이 인간과 삶, 죽음에 대한 의문을 다루는 데 있어 큰 영감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자신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으로 '작별하지 않는다', '흰', '채식주의자' 등을 꼽았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행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흰'은 상당히 자전적인 내용이어서 아주 개인적인 작품이며, '채식주의자'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연작소설집이다.

한강은 서울의 집에서 아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아들과 저녁식사를 막 마쳤을 때 누군가 전화를 해서 수상 소식을 알려줬다"며 그 순간을 회상했다.

그녀는 수상 소식을 어떻게 축하할 것이냐는 질문에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아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하며 그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강은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24년 만이다.

작가 한강의 작품들 (사진=AP)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뒤 이듬해 소설가로 데뷔한 한강은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강의 2021년 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3년에는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이 작품의 영문본은 '우리는 헤어지지 않아'(We Do Not Part)라는 제목으로 내년 1월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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