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군,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바그너 용병 대신 투입됐다

전력고갈된 ‘바그너 그룹’ 사설 용병단 대체 전망
체첸 병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양측에 모두 참여 중

안후중 선임기자 승인 2023.06.05 01:59 | 최종 수정 2023.06.05 13:19 의견 0

러시아 국방부가 정규군과 함께 체첸 부대가 함께 마린카 방향으로 진격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히면서 민간인까지 무차별 공격해 악명높은 체첸 용병의 고강도 전투 투입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도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체첸 부대가 병력 재배치 명령을 받았다”며 “책임 지역은 도네츠크공화국”이라고 알렸다.

우크라이나의 바흐무트 점령을 위해 투입되었던 ‘바그너 그룹’의 용병들이 병력부족 등 전력이 고갈된데 따른 이번 움직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7천 명이 주둔 중인 것으로 알려진 체첸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직후부터 투입되었으나 1년간 제한적으로 참여해 소모를 피하는 등 고강도 전투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전력이 바닥난 바그너 용병 대신 이들을 투입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체첸군을 이끌고있는 카디로프는 2004년 피살된 아흐마트 카디로프 전 대통령의 아들로 2007년부터 러시아 연방 하의 체첸 자치공화국을 통치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 대가로 절대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3일 <타임즈>는 체첸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암살할 목적으로 키이우에 잠입했지만 러시아 연방 보안국의 반전 인사가 정보를 유출하면서 무력화됐다고 보도했다.

4월 5일에는 카디로프가 텔레그램에 한 무리의 무장 세력이 포로로 잡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올리면서 우크라이나 해군 병사 267명이 러시아에 항복했다고 주장했으나 군복이 일치하지 않는 등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체첸군의 전면 투입 전에는 이들의 존재가 전투 참여보다는 체첸에서 일어났던 약탈과 강간, 살해 등이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심리적 효과를 창출하는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을 했었다.

우크라이나 지원병들이 2022년 8월 27일 키이우 외곽에서 훈련을 마치고 체첸공화국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체첸의 병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측에 참여하고 있으며 친 우크라이나 자원자들은 러시아로부터의 공화국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체첸 지도자 고 조하르 두다예프를 따랐던 사람들이다. (사진=AP)


반면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조하르 두다예프 대대’, ‘셰이크 만수르 대대’로 불리는 반 카디로프 체첸인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자원해서 러시아군과 맞서고 있다.

체첸은 소련 붕괴 직후부터 1996년까지 제1차 체첸 전쟁을 치렀다. 지난 1999년 발발한 체첸 독립파와 러시아 연방 및 친러 세력 사이의 전쟁인 제2차 체첸 전쟁은 2008년 과격파 지도자가 살해되는 등 반군 세력이 약화됐고 테러 사건은 이어졌지만 사실상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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