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원국들이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협력의 의지를 다지며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쾌거를 이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의 지휘 아래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APEC 통상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회의 초반, 각 회원국 간의 입장 차이가 컸으나 의장국의 적극적인 리더십과 주요 회원국들의 유연한 태도 덕분에 글로벌 통상 난관을 공동으로 헤쳐나가기 위한 APEC의 협력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번 공동 성명 채택은 불확실한 글로벌 통상 환경 속에서 APEC 회원국들이 협력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국제 사회에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자무역체제 지지 및 WTO 개혁 논의
공동 성명에서 APEC 회원국들은 현재 글로벌 통상 환경이 직면한 근본적인 도전 과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며, 무역 이슈 해결에 있어 글로벌 무역 시스템의 기반인 WTO(세계무역기구)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또한, WTO 내에서 현대적인 통상 이슈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키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기업 친화적인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APEC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APEC 무역투자위원회에서 채택된 WTO 복수국간협상 성과인 투자원활화 협정의 WTO 법적 체제 편입을 지지하는 APEC 무역투자위원회-투자전문가그룹 공동성명서 채택 사실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응고지 WTO 사무총장은 WTO가 다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무역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WTO의 포괄적이고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해 APEC 통상장관들의 정치적 지지를 요청했다. 이에 APEC 회원국들은 내년 3월 예정된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까지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주도 'AI 통상 이니셔티브' 큰 호응
한편,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AI 통상(AI for Trade) 이니셔티브'를 제안하여 회원국들의 широкую поддержку와 관심을 얻었다. 이 이니셔티브는 ▲관세·통관 행정에서의 AI 도입 확대, ▲각 회원국의 상이한 AI 정책에 대한 민간의 이해도 제고, ▲AI 표준 및 기술에 대한 자발적인 정보 교환 등 세 가지 주요 과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었다. 후속 조치로 오는 8월 인천에서 'AI 통상 민관 다이얼로그'를 개최하여 3대 과제 이행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APEC 회원국들은 AI를 포함한 디지털 경제가 역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동력임을 재확인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종이 없는 무역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 디지털 인프라 강화, 데이터 이동, 소비자 신뢰 제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공급망 회복력 강화 및 민간 참여 확대
APEC 회원국들은 공급망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었다.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따른 공급망 재편과 기후 위기라는 중요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역내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한국은 이번 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지난 9일 민관 합동 대화인 '지속 가능한 공급망 포럼'을 개최하고 향후 APEC 논의에 다양한 산업 분야의 민간 참여 확대를 제안하여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었다.
또한, 물적·제도적·인적 연계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APEC 연계성 청사진(Connectivity Blueprint 2015-2025)' 이행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인적 연계성과 관련하여 비즈니스 교류 활성화를 위해 APEC 가상 기업인 여행카드(virtual APEC Business Travel Card) 도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실물 카드는 19개 회원국, 가상 카드는 14개 회원국에서 도입되었다.
양일간의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끈 정 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첨예한 입장 차이로 인해 이번 통상장관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의장인 저를 비롯하여 20개 회원국 통상장관들과 100여 명의 공동선언문 협상팀에게 큰 도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예로부터 평화와 신뢰를 중요시하고 공동체 정신을 철학으로 삼아왔던 제주에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하여 APEC 역사에 기념비적인 합의를 도출한 것을 '제주의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또한 "이번 회의에서 이루어낸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개최될 외교통상각료회의 및 정상회의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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