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교·군사적 압박 속에서 대만이 수교국 '팔라우 지키기’에 나섰다고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대만상회연합총회(대만상공회의소)는 팔라우 투자 시찰단을 구성해 대만과 팔라우 수교 25주년 및 팔라우 독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팔라우를 방문했다.
이번 시찰단은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의 협조 요청에 따라 구성됐으며 한국을 비롯해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주재 대만상공회의소 관계자와 집권 민진당의 입법위원 등 총 28명이 참가했다.
방문단은 수랭걸 휩스 팔라우 대통령과 부통령 및 내각 인사들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회의를 가졌으며, 팔라우 현지 투자 환경도 점검했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방문의 목적이 굳건한 대만 우방국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휩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팔라우 관광객 수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관광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팔라우는 2022년 기준 인구가 1만8천여 명에 불과한 소국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을 관광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팔라우 정부에 따르면 2008년 중국 관광객 수는 634명으로 전체의 1%도 되지 않았으나, 2015년에는 9만1천명 이상으로 전체의 54%로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2017년부터 수교 요청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 2월 16일 대만 연합보, 중앙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클레오 파스칼 연구원은 X(옛 트위터)에 수랭갤 휩스 팔라우 대통령이 9일 미국의 한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을 올렸다.
이 서한에는 중국이 이미 자국의 민간 관광객들이 팔라우의 모든 호텔을 채웠으며 팔라우가 호텔을 더 짓는다면 관광객들을 더 채우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중국이 매년 2000만 달러(약 266억원)를 지원해 팔라우에 8094㎡ 규모의 콜센터를 지어 운영하겠으며,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및 대만과 단교해달라는 제안이 들어 있었다.
대만 언론들은 일제히 중국이 경제적 지원을 무기로 하는 '금전 외교'를 통해 대만 수교국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지난 수년간 '금전 외교’를 통해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10개국이 대만과의 수교를 단절하게 했다.
현재 대만의 수교국은 팔라우 외에도 과테말라, 파라과이, 교황청,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마셜군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2개국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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