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헌법 개정 추진

"급여 차별도 마초주의에 뿌리"…내년 최저임금 12% 인상 계획

에디터 승인 2024.10.07 00:43 의견 0

멕시코 헌정사상 첫 여성 국가수반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정례 아침 기자회견에서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헌법 개정 계획을 발표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사진=로이터)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리나라 마초 사회(남성 중싱 사회)의 잔재 중 하나는 남녀 간 임금 차이가 크다는 것"이라며, "성별에 근거해 차이를 두지 않고 동등한 임금을 보장할 수 있도록 헌법 조항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성별 임금 격차가 멕시코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같은 직종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최대 30∼40%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법뿐만 아니라 헌법 자체에도 임금 격차는 없어야 한다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며, 스포츠계에서도 여성 선수들이 남성과 동일한 급여를 요구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농촌 사회를 중심으로 억눌린 채 지냈던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인지하고 부당함에 맞설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담은 소책자를 배포할 계획도 공개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 1일 취임 이후, 그간 장기간 육아와 근로를 병행한 중장년 여성 복지에 중점을 두는 ‘조국의 보호자들’이라는 이름의 네트워크를 출범시키기 위해 연금 수령자 연령을 기존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우선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저임금 매년 두 자릿수 인상안을 이어받아 내년에는 약 12%가량 인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과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효과에 따른 외자 유치 붐 속에 한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경제 규모(국내총생산 기준)를 끌어 올렸다.

역설적으로 이 배경에는 외국계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멕시코 임금 수준을 '긍정적 요소'로 받아들인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셰인바움 정부는 저임금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라는 최저 임금을 매년 올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멕시코 최저임금은 일급 기준 248.93페소(약 1만7천원)이며, 북부 미국 접경지대의 경우 375페소(약 2만6천원)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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