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규모 화재와 브라질 가뭄에 아마존 생태계 위기

볼리비아, 산불로 한반도 절반 면적 소실
브라질, 가뭄으로 강 수위 122년 만에 최저치

에디터 승인 2024.10.08 19:09 의견 0

남미 볼리비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한반도 절반 면적에 해당하는 지역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불타는 집을 보며 무릎 꿇은 볼리비아 주민 (사진=로이터)


이웃 브라질에서는 심각한 가뭄으로 아마존 주요 강 수위가 역대 최저로 떨어져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7일(현지시간) 볼리비아 환경단체·기상청 발표와 아마존강 수위 온라인 공개 자료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의 인구 150만명 규모의 산타크루스와 베니 일대를 중심으로 동부에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볼리비아 환경 분야 시민사회단체인 지구 재단(푼다시온 티에라)은 9월 말까지 올해 화재로 인한 소실 면적이 1천10만 헥타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휴전선 이남 면적을 넘는 규모다.

볼리비아의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5배이다.

에프라인 틴타 지구 재단 연구원은 "피해 면적 규모나 산불 발생 지점 측면에서 지금까지 기록된 모든 수치를 이미 넘어섰다"며 "앞으로 며칠 더 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기록은 매일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산타크루스와 베니 지역이 아마존 열대우림에 걸쳐 있는 데다 볼리비아 정부 차원에서 그간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중심지로 꼽았던 터라 피해에 따른 우려는 더 크다.

지구 재단은 "복구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을 만큼 광대한 지역이 파괴됐다"며, 가축 방목 및 무리한 토지 개간과 불규칙한 정착지에서의 화전(火田) 관습을 화재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브라질도 역대급 가뭄에 아마존강 수계를 중심으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가뭄으로 네그루강에 좌초된 보트들 (사진=로이터)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항에서 운영하는 네그루강 일일 수위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수위는 12.29미터로, 한 달 전과 비교해 6미터 가까이 낮아졌다.

이는 1902년부터 이 지역 수위를 관측한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아마존강에서 가장 중요한 세 곳의 지류 수위가 역사적 최저치를 보인다"며 "이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외딴 지역 물류 통로이자 산림 공동체를 연결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인 아마존 물길이 막혔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극심한 가뭄에 일시 공장 운영을 중단했던 마나우스 경제자유구역 내 기업들은 컨테이너선에서 물품을 하역할 수 있는 플로팅 독을 강 중간에 미리 마련해 공급망 중단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조나스 주립대 연구진은 "생태계 훼손 및 수질 악화까지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네그루강에서 샘플을 수집해 관련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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