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국마트가 틈새사업에서 문화현상으로 성장하다

H마트, 이민 증가·아시아 음식 인기 맞물려 전국단위 유통체인 성장

에디터 승인 2024.06.13 17:45 | 최종 수정 2024.06.13 19:52 의견 0

작년에 미국인들은 매콤하고 쇠고기를 함유한 한국식 라면인 신라면을 5억 봉지 가량 구입했다. 이제 신라면은 대학 기숙사, 식품 잡화점, 중부 지역의 월마트와 인기 틱톡(TikTok) 동영상의 필수품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H-Mart (사진=네이버블로그)


H마트 등 아시아계 식료품점이 미국 전역에서 크게 성장하면서 이제는 과거와 같은 틈새시장 사업이 아닌 문화 현상이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마트는 지난 1982년 뉴욕시 퀸스 우드사이드의 작은 한인 슈퍼마켓으로 문을 열어 현재는 미국 전역에 90여개 점포를 둔 대형 식료품 체인으로 성장했다.

시카고에 설립된 인도 식료품점 '파텔 브라더스'나 켈리포니아주에 본거지를 두고 중국과 대만 음식에 초점을 맞춘 식료품점 '99 랜치 마켓'도 이민자들 대상으로 한 동네 슈퍼마켓에서 H마트처럼 대형 유통 체인으로 성장한 경우다.

이들 식료품 업체는 미국 내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급속도로 증가하던 지난 1970~1980년대 무렵부터 고향 음식이나 식재료를 판매하면서 이민자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며 이민자들의 향수를 달래주었다.

그러나 이 같은 업체들은 이제 모바일 주문 앱과 전국 단위의 매장을 갖춘 세련된 디자인의 유통체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아시아 인구 비중이 많이 늘고 수많은 비(非)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신라면과 같은 새로운 맛을 갈구하고 있는 영향이라는게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H마트는 현재 96개 매장을 보유한 기업가치 20억 달러 규모의 회사로, 지난 달 이 체인은 샌프란시스코의 쇼핑센터 전체를 3,700만 달러에 구입했다.

'파텔 브라더스'는 20개 주에 52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2년 내에 6개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고, '99 랜치 마켓'은 작년에 4개의 새로운 지점을 오픈하여 11개 주에 6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아시아 식품 매장인 '위(Weee!)'의 기업 가치는 41억 달러에 달한다.

아시아계 슈퍼마켓이 미국 전체 식품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 미만에 불과하지만, 실제 시장이 미치는 영향력은 훨씬 막강하다고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딤프커 카위퍼르스 파트너는 분석했다.

김밥과 라면과 김치 (사진=Pixabay)


최근 한식을 비롯한 아시아 음식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H마트 등 아시아계 유통 체인이 월마트 등 메이저 유통체인의 제품군 구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미국 전체 슈퍼마켓에서 '아시아, 전통음식' 코너 매출은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1년간 약 4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미국 전체 주류 유통시장에서 아시아 식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아시아계 유통 체인들이 비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아시아 식품에 대한 접점을 넓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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