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모습/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료

2026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가 부산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이 198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래 처음으로 위원회를 유치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번 유치는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부산이 세계유산 의제를 주도하는 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 최초, 부산의 쾌거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개최는 2025년 7월 15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회의에서 최종 결정되었다. 부산은 제주, 서울 등 여러 도시와의 경쟁을 거쳐 개최지로 선정되었으며, 뛰어난 접근성과 주변 유산과의 근접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회의는 2026년 7월 19일부터 29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벡스코가 유력한 개최 장소로 검토되고 있다. 196개 협약국의 대표단과 학술 전문가, 비정부기구(NGO) 대표 등 약 3,000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재청 최응천 청장은 수락 연설에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 부산에서 열리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한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기금에 꾸준히 기여하며 유산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세계유산위원회의 역할과 주요 성과

세계유산위원회는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 협약'에 따라 설립된 정부 간 기구다.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새로운 유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는 것이다. 또한, 세계유산기금의 사용을 결정하고 , 등재된 유산의 보존 상태를 정기적으로 감독한다.

위원회의 대표적인 성과는 국제적 연대를 통한 유산 보존에서 잘 드러난다. 이집트 아스완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던 아부심벨 신전을 50개국의 지원으로 안전하게 이전한 것은 협약 탄생의 계기가 된 상징적인 성공 사례다. 이후에도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사원 복원,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보존, 분쟁으로 파괴된 보스니아 모스타르 다리 재건 등 수많은 성공 사례를 이끌었다.

특히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 관리는 위원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이 목록은 심각한 위협에 처한 유산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높이고 해결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위원회의 노력으로 벨리즈 산호초 보호구역과 코트디부아르 코모에 국립공원 등이 위협 요소를 제거하고 위험 목록에서 해제되는 성과가 있었다. 때로는 위원회의 경고가 사전 예방 효과를 낳기도 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고층 건물 계획은 위원회의 우려 표명 이후 역사지구에서 떨어진 곳으로 이전되었다.

도전과제와 부산의 역할

위원회는 결정 과정의 정치화, 지역적 불균형, 보존과 개발 사이의 갈등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오만, 독일, 영국의 일부 유산은 개발 등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상실해 목록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산은 현재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위원회 개최는 부산의 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유산 보존과 도시 발전의 조화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회의가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세계유산 보존에 기여하는 성공적인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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