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의 철강 산업이 성장 기회와 보호무역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다. 최근 양국 정부는 서울에서 만나 통상 현안을 논의했으며, 한국의 첨단 ‘녹색 철강’ 기술을 통해 무역 갈등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인도 철강부는 18일 서울에서 고위급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은 인도의 수입 인증 제도(BIS)와 통관 절차의 어려움을 전달했다. 또한 철강 판재류에 대한 인도의 세이프가드 조치로부터 정당하게 수출하는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인도 측의 관심을 요청했다.
인도는 세계 2위의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다. 하지만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기반한 다층적 보호무역 장벽은 한국 기업에 큰 부담이다. 특히 생산에 투입되는 모든 중간재까지 개별 인증을 요구하는 BIS 제도는 수출에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교착 상태를 타개할 돌파구로 '녹색 철강'이 부상하고 있다. 인도는 '국가 녹색 철강 미션'을 추진할 만큼 탈탄소화 의지가 강하지만, 이를 실현할 핵심 기술이 부족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의 기술력이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의 포스코홀딩스는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을, 현대제철은 전기로 기반의 하이큐브(Hy-Cube)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술력을 지렛대로 ‘기술-시장 맞교환’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이 녹색 제철 기술을 인도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안정적인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무역 갈등을 상호 이익의 관계로 전환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이승렬 실장은 “한국과 인도 모두 세계적 수준의 철강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양측 간 무궁무진한 협력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향후 지속적인 소통에 합의하면서, 이번 만남이 단순한 현안 해결을 넘어 새로운 협력 관계를 여는 첫걸음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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