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3선에 오르는 동시에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51.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가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처음 대권을 잡은 이후, 내년부터 2031년까지 6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됐다.
임기를 마치면 무려 18년 간 장기 집권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베네수엘라에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이후 30년 넘게 좌파 통합사회주의당(PSUV) 일당 '차비스모' 체제가 유지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차비스모는 차베스 전 대통령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로, 일반적으로 중앙집권적 민족주의 포퓰리즘 성향의 사회주의를 통칭한다.
베네수엘라 현대 정치사 '좌파 거물'인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의 생일날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쥔 마두로 대통령은 유세에서 미국의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 정유 시설 현대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가이아나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자주권 회복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남미 대표적인 반미(反美) 주의자로, 최근 수년 간 이어진 경제난의 주요 원인을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민주주의 훼손과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석유·가스 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의 투명성 등을 놓고 국제사회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도보수 민주야권 측은 부정선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는 서방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와 상반된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앞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중도보수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가 65%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비해 마두로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은 31%에 그쳤다.
서방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도 곤살레스 후보의 낙승을 점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CNE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개표 과정 참관을 원하는 시민 그룹을 차단하면서 야권과 국제사회 등에서 부정선거 의혹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피선거권 박탈 이후 곤살레스 후보와 함께 세몰이 선봉에 섰던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는 투표 종료 후 1시간여 뒤 선거 캠프를 찾아 "국민 여러분께서는 투표소에서 철야하며 개표 과정을 지켜봐 달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민주야권 측은 선관위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야권 지지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 불복 운동이나 주민들의 국외 이탈 등 베네수엘라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내년 1월 10일 새로운 임기 6년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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