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8일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바티칸 시국 자료
2025년 5월 8일, 제267대 교황으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되어 레오 14세로 즉위했다.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라는 점에서 그의 행보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특히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교황청의 외교적 역할과 한반도 평화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교황, 평화와 대화의 메시지
교황 레오 14세는 즉위 후 첫 메시지에서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함께하기를 (Pax vobis)"이라고 강조하며, 이 평화는 "무장 해제되고 무장 해제시키는 평화", "겸손하고 인내하는 평화"라고 역설했다. 그의 평화와 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분쟁으로 얼룩진 현대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교황직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전략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 대변인은 새 교황명 "레오 14세"가 19세기 말 노동자 권리와 사회 정의 문제를 다룬 교황 레오 13세를 계승하며,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은 현대적 도전 과제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자신도 AI로 대표되는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를 언급하며 인간 존엄성, 정의, 노동 문제에 있어 교회의 도덕적, 윤리적 지침을 제공할 의지를 표명했다.
한반도 평화, 교황의 역할은?
교황 레오 14세는 아우구스티노회 총장 시절 대한민국을 네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으며(2000년, 2005년, 2008년, 2010년),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개인적인 유대감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그의 관심이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선 진정성을 담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2027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세계청년대회는 교황 레오 14세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국제적 지지를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미 한국의 종교계와 정계 지도자들은 새 교황이 한반도 평화 증진에 기여해 줄 것이라는 강한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새 교황의 이름 선택이 공동선에 대한 헌신을 반영한다"며 한국과 아시아 교회에 대한 그의 관심을 기대했고,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교황의 평화 메시지가 분단된 한반도에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다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제와 전망
그러나 북한의 고립 정책과 외부 세계에 대한 태도는 교황청의 관여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북한의 인권 문제와 비핵화 문제 또한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과제다.
교황 레오 14세의 "다리 건설자"로서의 역할은 한반도에서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그의 평화 구상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당시의 지정학적 상황과 북한의 태도 변화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의 방문과 메시지는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환기하고, 남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종교 단체, 시민 사회는 교황 레오 14세의 등장을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삼고, 교황청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