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이 16일 2025년 6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박병헌 전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경남 함양 출신인 박병헌 전 단장은 1939년 12살의 나이에 일본으로 이주한 뒤 재일동포 권익 신장과 모국 발전을 위해 헌신한 상징적 인물이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 일본 메이지대학교 재학 중 재일학도의용군 결성에 동참했으며, 미군에 배속되어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된 후 대한민국 육군 소위로 임관해 용문산전투 등 격전지에서 활약했다.
전쟁 후 일본으로 돌아간 그는 1979년 인천 수봉공원에 '재일학도의용군 참전기념비'를 세워 재일동포의 조국 수호 활동을 기렸다. 훗날 민단 중앙단장에 오른 후에는 일본 민단 중앙회관 앞에도 기념비를 건립했다.
박 전 단장은 1970년 일본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설치를 위한 '재일한국인만국박람회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70만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모국가족 일본초청' 사업을 기획해 1만2천명이 엑스포를 관람하도록 했으며, 한국관은 62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외국 국가관 중 미국에 이어 2위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1985년 제38대 민단 단장에 당선된 그는 88서울올림픽 성공 개최 지원 후원회 명예회장을 맡아 일본 정부의 기부금 면세 조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당시 재일동포 모금액 525억원은 체조·수영 등 올림픽 경기장 건립에 사용되며 올림픽 성공 개최를 견인했다.
1987년에는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를 제안해 각국 동포 지도자 303명을 도쿄로 모아 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현재 재외동포청이 매년 개최하는 '세계한인회장대회'의 모태가 됐다.
모국 경제 발전에도 적극 기여했다. 1973년 구로공단에 전자부품회사 '대성전기'를 설립해 일본의 선진 기술과 자본을 들여왔으며, '재일한국투자협회'와 '신한은행' 설립에 참여해 재일동포 기업인들의 모국 투자 활성화와 금융 발전에 기여했다.
고향 사랑도 각별했다. 1987년 함양군에 기증한 벚나무 1만2천 그루가 백운산 자락 16km 구간에 심어져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백운산 벚꽃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운암장학회'를 설립해 고향 청소년 39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초등학교 학습 기자재와 수학여행 경비 지원 등 후학 양성을 위한 재정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인정해 1975년 보국훈장 삼일장, 1979년 국민훈장 모란장, 1989년 체육훈장 청룡장, 1994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했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박병헌 단장은 재외동포의 정체성과 권익을 지키며 조국을 위해 헌신한 진정한 우리 민족의 지도자였다"며 "6월 호국 보훈의 달과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전 참전, 모국 투자와 후원 등 다방면에서 조국의 발전과 한민족 단합에 일평생을 바친 그를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청 #이달의재외동포 #박병헌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한국전쟁참전 #재일동포 #오사카엑스포 #88서울올림픽 #해외한민족대표자회의 #함양군 #백운산벚꽃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