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 前 수원대학교 교수가 멕시코 한인 사회의 독립운동사와 인도주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대한적십자사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철수는 19일 창립과 멕시코 이민 120년을 맞아 제7회 국제 인도주의 학술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는 우리나라 근현대사 속 인도주의 역사와 그 가치를 조명하는 자리였다.
학술회의에서는 멕시코 한인 사회의 적십자 활동과 독립운동 연계 사례가 집중 다뤄졌다. 특히 멕시코와 쿠바에서 활동한 김익주의 사례가 대표적으로 소개됐다.
김익주는 1919년 3·1운동 이후 현지 한인 사회를 규합해 적십자 조직을 이끌었다. 그는 구호 및 보건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생계 수단이던 식당을 매각해 독립 자금을 댔다. 부인 백곤차 여사도 모금에 동참했다.
발제를 맡은 박환 前 수원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적십자 활동은 독립운동과 분리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모금된 자금은 임시정부와 독립운동 단체로 이어졌고, 적십자 조직은 한인 사회를 결속시키는 기반이 됐다"며 "이번 학술회의는 지금까지 역사 속에 묻혀 있던 멕시코 한인의 독립운동과 인도주의 활동을 처음으로 확인한 계기"라고 밝혔다.
학술회의는 총 9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대한제국 시기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인도주의 활동을 다뤘다. 2부에서는 해방 이후 전개된 활동을 살펴봤다.
1부에서는 대한적십자사의 창립과 의의, 일제강점기 구호 활동과 조직적 한계, 초대 사무총장 손금성의 의료 활동 등이 발표됐다. 멕시코 독립운동가 김익주가 주도한 적십자 활동이 학계에서 처음 조명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2부에서는 1955년 국제적십자사연맹 가입 과정과 의의, 대한적십자사 최초 여성 사무총장 김신실의 활동, 적십자 간호학교 설립과 간호사 양성, 1980년대 이후 주요 국제 재난구호 활동, 전국 박물관 소장 적십자 사료 현황 등이 소개됐다.
특히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포함한 전국 43개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운동 관련 사료 523건, 유물 618점의 현황이 공개됐다. 이는 대한적십자사 120년 역사를 뒷받침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20년 동안 전쟁과 재난, 질병 속에서 국민과 함께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술회의는 대한제국기 설립부터 해방 이전, 그리고 전란 이후 본격적으로 이어진 적십자 활동의 가치를 새롭게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학계와 협력해 역사적 경험을 교훈 삼아 미래세대와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인도주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는 대한적십자사 인도법연구소, 한국민족운동사학회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공동 주최했다. 빙그레가 후원했다. 학술회의 전체 영상은 유튜브 '인도법연구소' 채널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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