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구의 벗 환경운동연합이 12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도 없다"며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지구 봉쇄 해제와 한국 정부의 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을 요구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9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1톤의 구호 물품을 전달하려던 자유선단연합 소속 범선 마들린호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나포됐다. 선박에는 기후정의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한 12명의 다국적 인권 활동가가 비무장 상태로 탑승해 있었다.

툰베리는 이들이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납치"됐다고 밝혔다. 이후 툰베리를 포함한 4명이 추방됐고, 나머지 8명은 100년간의 입국금지조치에 저항하며 이스라엘 수용소에 남기로 결정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스라엘이 지난 3월 2일 "가자지구의 완전한 파괴"를 선언한 이후 전력차단, 식량 및 의약품 반입 중단, 구호물자 배급소 공격 등 집단학살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20만 가자지구 주민이 기아에 직면한 가운데 10일에는 이스라엘군이 또다시 구호물자 배급소를 공격해 20명을 살해하고 125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운동연합은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가 거주구역 통제와 이동 제한뿐 아니라 불공정한 자원 분배로도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인은 팔레스타인인보다 6배 많은 물과 8배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극단적 불평등은 점령과 자원 통제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에너지를 팔레스타인의 점령수단으로 사용해왔다"며 "가자 마린 가스전은 팔레스타인의 에너지 자립을 가능하게 할 만큼 충분했지만, 이스라엘은 가자 해상 구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천연자원을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전쟁 이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력망의 최소 60% 이상을 파괴했고, 에너지 자립을 위해 팔레스타인이 확대해온 태양광 패널에 대한 표적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또한 이스라엘의 표적 공격이 농경지에도 가해져 토양이 오염되고 농업 유지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로 인해 3,900만 톤의 잔해가 발생했으며, 가자지구에는 1제곱미터당 평균 107kg 이상의 잔해가 흩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오염도 심각하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기준 가자지구 내 63곳의 비규제 매립지가 형성되어 총 120만 톤의 고형 폐기물이 보관되어 있다고 확인했다. 해당 매립지들은 이스라엘에 의해 강제 이주된 주민들의 수용소 근처에 위치해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스라엘에 의한 유해 폐기물 밀수 사례도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며 "이는 바젤협약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봉쇄로 인한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붕괴된 상황에서 공중보건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자지구의 수질오염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력차단 후 하수 펌프장이 가동되지 않고, 폐수 처리 시설은 이스라엘군의 직접적인 표적이 되어 모두 마비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수자원 중 97%는 이미 사람이 섭취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스라엘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2023년 10월 7일부터 2025년 1월 임시휴전까지 가자지구 군사작전과 그로 인한 지원 과정 등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자지구에서만 189만톤, 총 배출량은 3,100만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450배를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작년 한국은 이스라엘에 약 84억원의 무기를 수출했다"며 "2024년 7월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동예루살렘·가자지구 점령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판결했음에도 한국 정부는 여전히 이스라엘과의 무기 수출입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영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이스라엘의 식민지배와 착취에 협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자회사인 다나 페트롤리엄이 팔레스타인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는 기후위기에 역행할 뿐 아니라, 자원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가자지구 구호물자 반입 차단 해제 ▲마들린호 탑승자 전원의 무조건적 송환 ▲가자지구에 긴급구호물품 즉각 전달을 요구했다. 또한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있는 10,400여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의 자유와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해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집단학살에 대한 모든 공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가자지구 #기후정의 #환경운동연합 #그레타툰베리 #집단학살 #무기수출 #한국석유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