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둥펑-41 핵미사일/중앙사 자료


중국이 핵무기 부품을 제조하는 비밀 시설 네트워크를 급속도로 정비하며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핵무기 비축량을 확대하고 있다는 위성 이미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비엔나에 본부를 둔 오픈핵네트워크(ONN)와 런던에 본부를 둔 검증연구훈련정보센터(VERTIC)의 위성 이미지 및 전문가 분석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2021년 이후 급증한 활동을 통해 중국이 핵무기 생산 능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분석을 이끈 레니 바비아르즈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변화의 수준은 아마도 그 어느 때보다 광범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비아르즈는 ONN과 VERTIC의 프로젝트에서 6개 주요 시설을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4일 발표한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2024년 말 기준 600기 초반 수준을 유지했으며, 2020년 이후 급속한 증강에 비해 생산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프로그램은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저위력 핵무기와 조기 반격 능력에 집중하면서 2030년 말까지 1000기의 탄두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수십 년간 자원과 기술, 정치적 의지를 결집해 세계 일류 군대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으로 미국 본토가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국인들의 안보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대규모의 증가하는 핵무기, 해양, 재래식 장거리 타격, 사이버 및 우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의 핵 전략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조기경보 반격 능력을 개발하는 데 진전을 보였으며, 이는 적의 공격을 경고받은 즉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중국이 12월에 여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연속으로 발사해 조기경보 반격 작전에 필요한 사일로 기반 ICBM을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위성 분석에 따르면 쓰촨성 핑퉁 인근 산악 지역에서 핵분열 물질 핵심부(플루토늄 피트) 생산에 사용될 시설이 지난 5년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새로운 보안 펜스가 시설의 보안 구역을 두 배 이상 확대했으며, 핵심부가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핵심 시설 인근을 포함해 최소 10곳에서 건물 개선과 건설이 이뤄졌다고 이미지는 보여준다.

VERTIC은 중국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시설을 발견했으며, 이는 공개 자료에서 이전에 정확하게 위치가 파악되지 않았던 곳이라고 지난 5월 발표했다. 이 시설은 핑통과 난바진 타운십 사이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G247) 인근에 위치해 있다. 외딴 계곡 내 위치, 높은 보안, 단지 내 많은 건물의 명백한 산업적 성격이 이 지역이 중국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주요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육상, 해상, 공중 발사 수단을 모두 갖춘 3대 핵전력을 완성해가고 있다. 지상에서는 둥펑41(DF-41)과 둥펑31AG(DF-31AG) 도로 이동식 발사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12월 미 국방부는 중국이 몽골 국경 인근 사일로에 100기 이상의 둥펑31 ICBM을 장착했다고 보고했다. 해상에서는 094형 진급 잠수함이 더 긴 사거리의 쥐랑3(JL-3)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개조되고 있다.

미 국방부 보고서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2027년 목표를 향해 꾸준히 진전하고 있으며, 이는 대만에 대한 '전략적 결정적 승리', 핵 및 기타 전략 영역에서 미국에 대한 '전략적 균형', 다른 역내 국가들에 대한 '전략적 억제 및 통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중국은 2027년 말까지 대만에서 전쟁을 치르고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 군사 교과서, 내부 출판물, 군 관련 학자들의 기고문을 보면 핵 부대가 더 높은 경계 태세로 배치되고 있으며 경보 즉시 발사 태세로 전환하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공격을 받은 후 보복하는 능력을 우선시하는 베이징의 전략에서 중요한 이탈이라고 분석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중국 핵무기 프로그램 전문가 퉁자오는 "중국이 지연 보복이라는 전통적 정책을 포기하고 신속 대응으로 이동하면 오해와 과잉 반응, 심지어 우발적 핵전쟁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환경적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핑우현과 인근 베이촨현은 2008년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였으며, 903 공장을 포함한 여러 마을이 고립됐다. 지진대가 지나가는 불안정한 지반 위에 대규모 핵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것은 자연재해 발생 시 초국경적 환경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의 핵 확장은 동북아 안보 질서의 근본적 재편을 예고한다. 북한 핵 위협에 더해 중국의 거대한 핵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황에서, 한국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국제 규범 준수라는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투명하지 않은 권위주의 체제의 무제한적 핵무력 증강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보 민주화와 시민사회의 감시로 견제되어야 한다는 인본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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