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피와 촛불로 민주화를 얻은 우리가 함께 갑시다
조정애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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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5 17:29 | 최종 수정 2021.04.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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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미얀마의 국부 아웅 산의 딸인 아웅 산 수 치가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연맹(NLD)이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군부는 총선 과정에 온갖 트집을 잡으며 다시 한 번 민주화의 진전을 막아섰습니다.
People hold candles as they take part in an anti-coup night protest at Hledan junction in Yangon, Myanmar, Mar. 14. © Reuters
문민 집권당은 있었지만 실제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이전부터 이미 정부에 대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었고, 총선까지도 실제로는 문민 통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1988년에도 이미 미얀마 전역에서 경제, 정치 상황에 분노한 국민들의 대규모 민주화 항쟁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민주 항쟁으로 50년 넘던 군부독재를 이겨낸 이 나라는 또 군부독재의 수렁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군부 독재를 끝내고 어렵게 얻은 문민통치시대를 지키기 위해 미얀마 국민들이 피를 흘리며 일어섰습니다.
1980년 5월, 전두환 군부에 의해 광주학살 사건을 앞서 겪은 우리나라는 미얀마 국민이 추구하는 민주주의의 희망입니다. 광주에서 우리 군대가 우리 국민을 학살 하는 동안 세계 다른 나라 국민들이 몰랐고, 500여 명이 죽고 960여 명이 실종되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2021년 3월, 미얀마 국민들이 40년전 광주처럼 학살 당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세계 언론은 코로나처럼 사망자 숫자를 보도합니다.
러시아, 중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우리 나라와 유엔이 손을 쓸 수 없는 동안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생길지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습니다.
유엔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 국가의 어려움을 제3세계 국민들의 기대 만큼 돌봐주지 못합니다.
광주학살을 겪은 우리는 누구보다 더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민들이 보호되어야 함을 압니다.
우리는 미얀마가 1988년과 2007년의 군부 독재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미얀마인이 한국에, 한국인이 미얀마에 편안히 교류할 수 있는 열린 민주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미얀마의 유혈사태를 막고 민주주의를 되돌리는 데에, 목숨으로 촛불로 정의를 쟁취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준 우리가 함께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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