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G7 정상회담에 다시 초청 불발된 한국
G7 회담의 한국 초청은 2020년과 2021년, 2023년 3회
윤석열 정부의 대미 편향 외교 등 복합적 요인 가능성
안후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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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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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담은 세계 주요 7개국 정상들이 모여 국제 사회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다. 1975년부터 매년 개최되어 왔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가 회원국이다.
올해 회의는 이탈리아가 의장국으로 오는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이탈리아 남부 폴리아의 작은 마을 파사노에서 열린다.
지난 19일 언론 보도로 한국이 올 해 2022년에 이어 또 초청받지 못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정부가 해명자료를 냈다. 정부는 "G7 정상회의 초청국은 매년 의장국의 관심의제에 따라 선정되며, 올해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자국 내 이민 문제와 관련된 아프리카-지중해 이슈를 중심으로 대상국을 선정한 것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초청국 명단을 밝히진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튀니지, 케냐, 알제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초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외에도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도 초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미국이 주최한 2020년 G7 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첫 초청을 받았다. 이 때는 G7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지와 코로나 팬데믹 대응에서 한국이 우수한 성과와 글로벌 협력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듬해인 2021년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한국 문 대통령을 다시 초청한 것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기후 변화, 디지털 기술 등 핵심 현안에 있어 한국의 역할과 중요성 때문이었다.
2022년 6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직후 독일에서 열린 G7 회의에는 의장국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가 윤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았고, 지난해인 2023년 의장국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윤 대통령을 초청했다.
윤석열 정부의 미국과 일본 중심의 외교노선은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을 축소하고 편향된 위상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는 G7 회의 초청국에 선정됐다 말았다 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G7 국가가 아닌 한국이 5년 전 처음 초청 받으면서, G7 국가에 버금 가는 위상으로 앞으로 트럼프가 주장했던 G11 이나 G12 확대 후 참여에 대한 기대를 키웠던 국민들에게는 또 다시 초청받지 못한 한국의 위상이 적지 않은 실망을 주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미국과 일본 편중 외교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올 해 외교부가 전력을 쏟으며 준비하고 있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져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미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국가들의 참여가 걱정된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지 않는 G7 정상회담 자체가 지구촌 전체로 보면 편향된 모임이지만, 윤 정부의 외교 기조로 보면 총선 패배이후 이번 초청 불발이 더욱 아쉬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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