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치뤄진 팔라우의 12대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 수란겔 휩스 주니어(Surangel Whipps Jr.)가 토미 레멘게사우 주니어(Tommy Remengesau Jr.) 전 대통령을 물리치고 재임에 성공했다.
팔라우는 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영향력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국가이다.
선거 당국은 아직 2,913장의 우편으로 발송된 부재자 투표 개표를 마치지 못했지만 휩스 대통령은 팔라우 선거 역사상 가장 큰 득표율인 57.5%를 기록하며 승리했다고 밝혔다.
휩스의 처남인 레멘게사우가 41.3%를 득표했다.
이번 선거에서 총 7,513표가 투표됐으며, 이는 팔라우 등록 유권자 16,627명 중 투표율은 45%에 달한다.
이에 비해 2016년과 2020년 선거에서는 각각 61%와 60.9%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휩스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달성한 “진보를 계속 구축”할 수 있도록 지지해준 지지자들에게 성명을 통해 감사를 표했다.
팔라우 대통령은 4년 임기를 2번만 연임할 수 있고 그 이후 4년의 공백기를 갖은 후 다시 출마할 수 있다.
한편 레멘게사우 총리는 현지 라디오 방송국인 팔라우 웨이브 프로덕션(Palau Wave Productions)의 방송을 통해 양보 연설을 하고, 휩스 대통령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결과는 더 많은 팔라우 유권자들이 세금 개혁과 미국과의 더 깊은 참여를 포함하는 휩스 대통령의 정책 의제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팔라우는 인구가 약 20,000명이며 필리핀에서 동쪽으로 약 890km(550마일) 떨어져 있다.
자유연합협약(COFA)으로 알려진 협정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받는 태평양 섬 국가 3개국 중 하나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국은 수십억 달러 상당의 경제 지원을 제공하고, 팔라우, 마샬 군도, 미크로네시아 연방은 미국에게 육지, 해역, 영공에 대한 독점적인 군사 접근권을 부여하고 그들의 항구와 영해로 중국의 접근을 거부할 권리를 제공한다.
지난 9월 미국 국회의원들은 팔라우에 대한 COFA의 주요 조항에 대한 자금 지원을 통과시켰다.
미군은 또한 펠렐리우 섬에 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비행장의 활주로 수리를 돕고 있으며 팔라우에 두 개의 레이더 기지를 설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휩스 대통령의 2기 임기 동안 팔라우가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기대하며 관련 노력에는 미군 방문 빈도를 높이고 팔라우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첫 임기 동안 휩스 대통령은 팔라우에서 미군 주둔 증가를 언급하면서 "주둔은 억지력"이라고 반복해서 말했고, 안보에 관해서는 태평양 섬나라를 "미국 본토의 일부"로 규정했다.
지난달 대만의 매체 VOA와의 인터뷰에서 휩스 대통령은 미국의 보호가 팔라우의 영토 보전을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팔라우 코로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팔라우는 작기 때문에 미국의 보호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필리핀과 중국 사이의 남중국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3년부터 중국과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양측이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여러 개의 분쟁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대결해 왔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전체를 자국 영해로 보고 있지만, 2016년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에서는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주장 대부분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베이징은 이 판결을 따르기를 거부했다.
저작권자 ⓒ 외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