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이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핵시설은 상황이나 환경에 관계없이 절대 공격받아서는 안 되며, 이는 사람과 환경 모두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IAEA는 현재 이란 핵안전 당국과 연락을 취해 관련 핵시설의 상태를 파악하고 핵안전과 보안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금일 공습에서 나탄즈 연료농축시설이 공격받았다고 확인했다.
공격으로 나탄즈 시설의 지상 부분에 있던 파일럿 연료농축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 이 시설에서는 우라늄-235 농축도 60%까지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었다. 또한 시설의 전력 인프라인 전기 변전소, 주 전력공급 건물, 비상전력공급 및 백업 발전기도 모두 파괴됐다.
지하 캐스케이드홀에 대한 물리적 공격 징후는 없으나, 전력 공급 중단으로 원심분리기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IAEA는 밝혔다.
나탄즈 시설 외부의 방사능 수치는 변화가 없어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주민이나 환경에 대한 외부 방사선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설 내부에는 방사선 및 화학적 오염이 발생했으며, 주로 알파 입자 형태의 방사선이 존재해 적절한 방사선 방호 조치로 관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란 당국은 포르도 연료농축시설과 연료판 제작공장, 연료 제조공장, 우라늄 변환시설, 농축 UO2 분말공장이 있는 에스파한 시설도 공격받았다고 IAEA에 알렸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로서는 이들 시설 주변에서도 군사활동이 일어났다는 정보만 있을 뿐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런 공격은 핵안전, 보안, 안전조치는 물론 지역 및 국제 평화와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란 관영 이슬람공화국통신(IRNA)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최소 5명의 핵과학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이란원자력기구를 이끌었던 페레이둔 아바시-다바니와 아자드대학교 총장 모하마드 메흐디 테흐란치가 포함됐다.
이스라엘은 이번 행동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겨냥한 선제적 조치이자 "우리 국민에 대한 즉각적이고 실존적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IAEA 이사회의 "반이란 결의안"을 규탄했다. IRNA 보도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와 원자력기구는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 결의안에 대응해 "안전한 장소"에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하라고 지시했으며, 포르도 농축시설의 1세대 원심분리기를 6세대 장비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원자력협회 정보서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1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셰르 사이트에서 러시아가 설계한 2호기 건설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IAEA 총회 발표에 따르면 3호기는 2024년 말까지 첫 콘크리트 타설이 예상됐으며, 추가 발전소 건설도 계획돼 있다.
금일 공격 대상에는 원자력발전소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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