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이상 주민이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문 바깥에 서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제공

국제 인도주의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9일 신규 보고서 '위기 속에 잊혀진 사람들'을 발간하며 남수단의 심각한 의료 위기를 경고했다. 2018년 평화협정 체결 이후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올해 정부군과 반군 세력, 비정부 무장단체들 간 폭력이 급증하면서 의료 및 구호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새로운 폭력 사태로 32만 명 이상이 피난민이 됐으며 2,000여명이 사망했다. 말라칼에서는 올해 4월부터 11월 사이 국경없는의사회가 여성과 아동을 포함해 총상 환자 141명을 치료했다.

특히 각 분쟁 당사자들의 의료시설 공격이 국제 인도주의 관련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급증했다. 국경없는의사회만 해도 중앙에콰토리아, 종글레이, 어퍼나일 지역에서 여덟 차례나 표적 공격을 당했으며, 울랑과 올드판각의 두 병원은 결국 문을 닫았다. 이달 3일에는 피에리와 랑키엔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시설이 공습을 받기도 했다.

말라리아는 여전히 남수단에서 가장 큰 질병 및 사망 원인이다. 그러나 올해까지 2년 연속 말라리아가 최절정기에 전국적으로 치료제 재고가 바닥났다. 적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말라리아는 빠르게 사망을 초래한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증 말라리아 환자 6,680명을 치료했다.

지역사회는 분쟁, 대규모 실향, 홍수, 영양실조, 역대 최대 규모의 콜레라 유행 등 여러 중첩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민들의 상황이 악화되었음에도 올해 국제 지원은 계속 감소했다.

작년 7월 출범한 보건 부문 변혁 프로젝트(HSTP)는 원래 1,158개 의료 시설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자금 제약으로 현재 816개만 지원받고 있으며, 이들조차 지속적인 의약품 및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크리트 람베르크 국경없는의사회 남수단 현장 책임자는 "남수단 의료보건 체계는 붕괴 직전"이라며 "의료보건시설은 아예 기능을 못하고 있거나 자원이 심각하게 부족하다. 의약품과 직원이 만성적으로 부족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적 공여 주체들은 의료보건 및 인도적 지원 노력을 지원하겠다는 약정을 이행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필수 의약품, 의료용품 적시 공급 및 의료보건 종사자 급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폭력 사태가 격화돼도 인도적 지원 접근성, 민간인 보호 및 의료 시설 존중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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