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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가안전국(NSB)이 입법원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필리핀에 이르는 제1도련선(First Island Chain)을 따라 중거리 미사일 체계를 집중 배치하며 중국의 해양 진출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어망을 구축했음이 12월 확인됐다.

NSB 보고서에 따르면 미 육군의 타이폰(Typhon) 중거리 타격 체계가 일본 야마구치현과 필리핀 루손섬 잠발레스주에 전개됐다. 타이폰은 사거리 460킬로미터의 SM-6 미사일과 1600킬로미터 이상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어, 동중국해 북부부터 남중국해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미 해병대의 원정 선박 차단 체계(NMESIS)는 오키나와 본섬, 미야코지마, 이시가키지마, 필리핀 최북단 바탄 제도에 배치됐다. 사거리 185킬로미터의 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이 시스템은 중국 해군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주요 통로인 미야코 해협과 바시 해협을 봉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동맹국들도 자체 타격 자산을 확충하고 있다. 일본은 규슈와 홋카이도에 사거리 900킬로미터급 초음속 활공탄(HVGP) 배치를 계획 중이며, 필리핀은 인도와 협력해 사거리 290킬로미터의 브라모스(BrahMos) 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루손섬 서부와 팔라완주에 배치했다.

군사 자산 배치와 함께 다자간 안보 협력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필리핀은 11월 2일 캐나다와 방문군 지위 협정(SOVFA)을 체결했으며, 12월에는 프랑스와도 SOVFA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5월에는 독일과 1974년 이후 50년 만에 국방 협력 협정(DCA)을 체결하는 등 유럽 주요국들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했다.

미국·일본·필리핀 3국 협력체(JAPHUS)와 미국·일본·호주·필리핀 4국 국방장관 회담체인 '스쿼드(The Squad)'도 정례화되면서 기존의 양자 동맹을 넘어서는 격자형 안보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다. 뉴질랜드도 4월 필리핀과 SOVFA를 체결하며 역내 안보 협력에 동참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요국들은 국방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 일본의 2025년 방위비는 약 8조 4720억 엔(약 540억 달러)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필리핀은 2719억 페소(약 46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3퍼센트 증가한 예산을 편성했다. 대만도 2026년 국방 예산안으로 약 9495억 대만달러(약 300억 달러)를 책정해 국내총생산(GDP)의 3.32퍼센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타이폰 미사일 배치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군비 경쟁을 유발한다"며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중국군은 2025년 한 해 동안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3570여 차례 침범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고, 항모전단을 오키나와 인근 요나구니섬 주변 해역까지 진출시키는 등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1도련선이 단순한 군사적 의미를 넘어 경제 안보의 생명선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만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90퍼센트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남중국해는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30퍼센트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해역을 통과하는 무역 가치는 3조 4000억 달러에서 최대 5조 3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2025년 '태평양 억제 구상(PDI)' 예산 요청액은 99억 달러로, 역내 미군의 분산 배치 인프라 구축과 동맹국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방어망 강화가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에 대응하는 '역(逆) A2/AD' 전략의 구체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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