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CEO 최종 1인의 후보 박윤영 전 KT 사장./사진=KT
KT 이사회가 16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대규모 해킹 사태로 인한 신뢰 추락과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재편이라는 위기 속에서 이뤄진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 전 사장을 포함해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 3인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위원회는 ▲기업가치 제고 ▲대내외 신뢰 확보 및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경영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1992년 한국통신에 입사한 박 후보는 30년 넘게 재직한 '정통 KT맨'이다. 그는 2017년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을 거쳐 2020년 기업부문장(사장)으로 승진하며 기업 간 거래(B2B) 사업과 글로벌사업을 통합 지휘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전국 800만 가구의 전력 사용량을 통합 관리하는 중앙 전력관제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했으며, 2020년에는 태국 3BB TV에 KT의 상용 IPTV 플랫폼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사회는 박 후보를 "DX·B2B 성과를 겸비한 실질적 리더"이자 "지속가능 성장 기반 마련 적임자"로 평가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조직 장악력이 우수하다는 점이 외부 후보 대비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박 후보는 2016년 KT 임원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연루된 이력이 있다. 당시 회사 돈으로 상품권을 매입한 뒤 현금화하여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사건으로, 박 후보는 송금 계좌를 빌려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송금 액수가 처벌 기준인 500만 원 미만이어서 기소하지 않았으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중시하는 국민연금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에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 후보가 정식 취임하기 위해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KT의 주요 주주 구성은 외국인 약 49%, 국내 기관·개인 약 37.58%, 국민연금 약 7.77%, 현대자동차그룹 약 7.89%, 우리사주조합 약 3.20%로 추정된다.
박 후보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8월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건의 수습이다. 불법 설치되거나 관리되지 않은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통해 피해자 368명, 금전 피해 2억 4천만 원, 개인정보 유출 22,227명이 발생했다.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KT는 2024년 3월부터 서버에서 악성코드를 발견했음에도 관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 성장 전략으로는 'AICT(AI+ICT) 컴퍼니'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KT는 2024년 6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향후 5년간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합의했다. 데이터가 국내에 상주하고 한국 법적 규제를 준수하는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 및 '소버린 AI'를 구축하고 있으며, 내부 임직원 19,000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및 AI 재교육을 실시 중이다.
KT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8조 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2분기 기준 KT 클라우드 매출은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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