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상품 무역흑자 1조759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 누적 흑자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이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21.7퍼센트 증가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 같은 무역 불균형이 2026년 국제사회의 보호무역주의적 대응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지역별 수출 실적을 보면 시장 다변화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아세안 수출은 8.2~8.5퍼센트, 유럽연합 수출은 5.4~14.8퍼센트, 아프리카 수출은 28.0~42.0퍼센트 증가했다. 반면 대미 수출은 4월 이후 전년 대비 매월 20~30퍼센트 감소하며 16.9~29.0퍼센트 하락했다. 일대일로 국가와의 무역은 6.0퍼센트 증가하며 전체 무역의 51.8퍼센트를 차지했다.
수출 품목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관찰된다. 기계 및 전기 제품이 전체 수출의 60.9퍼센트를 차지했으며,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신 3대 동력 산업의 비중이 확대됐다. 중국은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으며, 연간 자동차 수출량은 6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구 수출은 12.1퍼센트 감소했다.
로듐그룹의 다니엘 로젠 공동 창립자는 중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이 공식 발표인 5.2퍼센트에 못 미치는 2.5~3.0퍼센트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의 고정 자산 투자는 7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명목 기준 11퍼센트 감소했으며, 제조업 성장률은 2024년 9.2퍼센트에서 올해 1~11월 1.9퍼센트로 하락했다.
소비 지표도 부진을 보였다. 11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1.3퍼센트를 기록했다. 로젠 창립자는 근본적인 소득 분배 개혁과 복지 체계 강화 없이는 높은 저축률을 낮추고 소비를 활성화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관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부과된 관세로 미국 가구당 평균 1천200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멕시코나 동남아시아를 경유하는 중국산 부품에 대해서도 원산지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전략적 디커플링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는 2026년 6월 종료되는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 도구를 준비 중이다. 탄소 국경 조정 제도를 통해 환경 기준이 낮은 중국 제조사들에 세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저가 중국산 공산품 유입으로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현지 중소 제조업체 도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는 필리핀은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세계 경제생산의 약 2퍼센트에 달한다. 이는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 일본의 1퍼센트 수준을 상회하는 규모다. 미국과 유럽은 위안화가 실질 가치보다 30퍼센트 이상 저평가됐다고 주장하며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50퍼센트 미만으로 낮추는 3050 전략을 추진 중이다. 국회에서는 기업 인권 및 환경 실사법이 논의되고 있다. 외교부는 세계무역기구 기능 회복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 다자간 자유무역 협정을 통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수출액의 약 4분의 1인 8천370억 달러는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투자 기업들로부터 발생했다.
#중국무역흑자 #보호무역주의 #관세정책 #공급망재편 #무역불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