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희생자 어머니, 폭력적 극단주의를 넘어서다

"페이지를 넘기세요"

에디터 승인 2021.02.25 17:48 | 최종 수정 2021.02.25 18:01 의견 0

라티파 이븐 지아텐(Latifa Ibn Ziaten) 여사는 이달 초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Manuel de Oliveira Guterres) UN 사무총장과 함께 '자예드 인간 박애상( Zayed Award for Human Fraternity)'을 공동으로 받았다.

Latifa Ibn Ziaten, 2021년 자예드 인간 박애상 수상 [IMAD 협회]


그녀의 아들 30살의 프랑스군 낙하산병 이마드(Imad)는 2012년 3월 프랑스 남부에서 일어난 9일간의 살인사건 중 자칭 지하디스트인 모하메드 메라(Mohammed Merah)에 의해 살해된 7명 중 한 명이다.

아들이 죽은 지 한 달 만에 그녀는 관용을 장려하는 ‘청소년과 평화를 위한 이마드 협회(Imad Association for Youth and Peace)’를 설립했다.

이후로 그녀는 프랑스와 해외의 가족, 지역 사회와 협력해 젊은이들이 급진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평화와 대화, 상호 존중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난 무릎을 꿇었고, 땅에서 아들의 피를 발견 했습니다”
“손으로 모래를 들어 아들의 피를 문질렀습니다. ‘오, 주님, 도와주세요, 오, 세상에’라고 말하며 크게 절규 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에 닥친 비극에 대한 설명을 얻기 위해 아들이 살해된 도시인 툴루즈(Toulouse)에 방문한 때를 기억했다.

슬픔에 잠긴 그 어머니는 더 큰 고통을 경험했다. 그녀는 아들의 살인자가 자란 툴루즈 북동부의 거친 동네인 레지자르(Les Izards)에 갔고 당시 길거리에서 놀고 있는 젊은이들을 만나 모하메드 메라가 사는 곳을 물었을 때 한 젊은이가 냉소적인 미소를 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질문이 문제가 있는지 물었고 돌아온 대답은 “아니. TV나 신문을 보지 않았나? 모하메드 메라는 이슬람의 영웅이고 순교자다. 그는 프랑스를 무릎 꿇게 했다”였다.

그녀의 아들은 2012년 3월 11일부터 19일까지 툴르즈와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 살해된 첫 번째 희생자다. 다른 희생자는 비번이었던 2명의 군인, 랍비 1명, 유태인학교에 있던 어린이 3명이다. 그리고 다섯 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마드와 마찬가지로 메라도 이민자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한 사람은 자신의 나라에 봉사하는 것을 선택했고, 다른 사람은 테러의 길을 선택했다.

그녀는 두 사람이 다른 길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며 “불행하게도 일부 젊은이들은 교육이 부족하고 부모의 존재가 부족하고, 지원 체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잃어버린 청년들이 있고 우리는 그들을 되찾아야 한다”며 “우리는 정말 그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우리는 이 젊은이들이 미래이기 때문에 정말 소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아들의 이름을 딴 조직을 통해 이 사명을 완수하고 있으며, 그녀의 간증과 메시지를 공유하기 위해 프랑스를 횡단했다. 그녀는 고등학생, 학부모, 교사, 교도소 등 연락하는 사람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Latifa Ibn Ziaten, 2021년 자예드 인간 박애상 수상 [IMAD 협회]

이번 시상식에서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엄청난 개인적 비극에서 비롯된 젊은이들을 지원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그녀의 헌신적 노력은 가정과 세상에서 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몇 년 전에는 협회가 프랑스의 한 대학과 함께 협력해 17명의 젊은 ‘평화 대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했다.

이 지칠 줄 모르는 어머니는 프랑스의 교도소에서 폭력적인 극단주의를 막기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감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마호메드 메라처럼 극단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언을 남겼다.

“페이지를 넘기세요”
“읽고, 아름다운 것을 꿈꾸세요. 그리고 당신이 기도할 때, 평화의 기도를 하세요. 사랑의 기도”

지아텐 여사가 구테흐스 UN 사무총장과 함께 공동 수상한 '자예드 인간 박애상'은 인간 형제애에 대한 평생의 헌신을 자신의 일을 통해 구현한 사람들에 수여함으로써 아랍 에미리트 창립자인 셰이크 자예드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인간 박애 고등위원회는 다양한 종교 지도자, 지식인 등으로 구성된 독립적 국제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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