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땅콩 알레르기 치료를 위한 경구 면역 요법 공식 도입

땅콩 가루 조금씩 먹여 면역력 키워 치료
호주 출생자 약 3%가 생후 12개월 내 땅콩 알레르기 반응 보여

에디터 승인 2024.08.02 13:42 | 최종 수정 2024.08.02 16:39 의견 0

호주 정부가 땅콩 알레르기를 가진 아이들을 위해 경구 면역 요법을 공식 채택했다고 1일(현지시간) 호주 SBS 방송 등이 보도했다.

땅콩버터잼(기사와 관련 없슴) (사진=Pixabay)


호주 국립 알레르기 센터는 공립 병원에서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에게 땅콩 가루를 조금씩 먹여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호주 정부에 따르면 호주 출생자의 약 3%가 생후 12개월 내에 땅콩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이들 중 20%만이 10대가 되었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없어진다.

땅콩 알레르기는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지만 심각한 경우 소량의 땅콩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병원에서는 땅콩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땅콩버터나 빵 등 땅콩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음식을 엄격히 피하도록 지도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된 경구 면역 요법은 2년 동안 땅콩 가루를 조금씩 먹이고 점차 양을 늘려가며 땅콩에 대한 면역을 키우는 치료법이다.

이는 임상 시험이나 일부 전문 알레르기 센터에서만 사용되던 방식으로 정부 차원에서 경구 면역 요법을 채택한 나라는 호주가 처음이다.

국립 알레르기 센터의 경구 면역치료 책임자인 커스틴 페렛은 "궁극적으로 우리는 더 많은 어린이가 목숨을 위협하는 땅콩 알레르기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며
"호주에서 땅콩 알레르기 질환의 궤도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아들이 9개월째 이 치료를 받고 있다는 커스틴 채트윈씨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를 둔 가족은 땅콩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이라며, 아들의 땅콩에 대한 반응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는 전체 인구의 20%가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어 '알레르기의 수도’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호주 정부는 각종 알레르기 질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 2050년에는 호주인 770만명이 알레르기 질환을 앓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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