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21개국 통상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속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부터 16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이 2005년에 이어 20년 만에 APEC 의장국을 맡아 진행하는 첫 장관급 회의로, 미국·중국·일본 등 아태지역 21개 주요 경제체 통상장관들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차장 등이 참석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개회사에서 "APEC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으며 엄중한 글로벌 통상 환경을 고려하였을 때, 그 어느때보다 APEC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자무역체제가 시험대에 오른 오늘날 본 회의 논의 결과가 세계에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통상장관회의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 연결, 혁신, 번영'(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 Connect, Innovate, Prosper)과 연계해 세 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 '무역원활화를 위한 AI 혁신'에서는 OECD 사무차장 요시키 타케우치(Yoshiki Takeuchi)의 발제를 시작으로 통상 분야에서 AI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관세·통관 행정에서의 AI 활용, AI 표준 정보 공유 등에 대한 의견이 교환됐다.

두 번째 세션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에서는 WTO 사무총장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Ngozi Okonjo-Iweala)가 발제를 맡아 WTO 개혁 및 다자무역체제의 미래를 위한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다자무역체제 회복을 위한 APEC의 역할 등이 논의됐다.

마지막 세션인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뿐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 등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 방안이 다뤄졌다.

세계 최대 경제협력체인 APEC은 전 세계 인구의 약 37%, GDP의 약 61%, 상품 교역량의 약 49%를 차지하고 있다. 1989년 출범 이후 30여 년간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와 원활화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창출해 왔다. 특히 역내 평균 관세율을 1989년 17%에서 2021년 5.3%로 인하하고, 같은 기간 역내 상품 무역을 9배 이상 증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통상장관회의의 성과가 올해 하반기에 있을 정상회의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 등 민간과 협력해 정상회의 주간에 APEC 경제인 행사를 개최하여 글로벌 경제인 간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