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족 보행 로봇 '코를레오(Corleo)'/가와사키중공업 자료


일본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이 인류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이동 수단의 장을 열고 있다. 수소 엔진을 심장으로 삼은 4족 보행 로봇 '코를레오(Corleo)'를 통해 '로봇 말'이라는 전혀 새로운 모빌리티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2세기 넘게 바퀴가 지배해온 육상 이동 수단의 역사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도전으로 평가된다.

가와사키는 지난해 12월 11일 코를레오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며, 당초 2050년으로 제시했던 비전을 2035년으로 15년 앞당겼다.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로봇 말이라는 새로운 탈것 범주를 실제 시장에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사장 직속 '세이프 어드벤처 비즈니스 개발팀'을 신설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코를레오가 선구자적 의미를 갖는 것은 기존 모빌리티의 근본 한계를 넘어서는 설계 철학 때문이다. 지구 육지의 70퍼센트 이상은 바퀴 달린 차량이 접근할 수 없는 험지다. 가와사키는 생물의 다리를 모방한 4족 보행 구조로 이 미답의 영역을 인류 활동 공간으로 편입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각 다리가 독립적으로 제어되며 지형에 따라 실시간으로 높낮이를 조절하는 이 로봇은, 계단과 암석 지대에서도 탑승자의 수평을 유지한다.

특히 가와사키가 채택한 인간-기계 교감 방식은 로봇 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 탑승자는 핸들뿐 아니라 발판과 시트에서의 체중 이동으로 로봇을 제어하는데, 이는 수천 년 인류가 말과 소통해온 방식 그대로다. 기계를 조작한다는 느낌 대신 살아있는 파트너와 교감하며 함께 달린다는 경험을 구현한 것이다. 좌우로 분할된 발굽 구조는 산양이 험한 바위를 타는 원리를 공학적으로 재현했다.

동력원 선택에서도 선구자적 면모가 드러난다. 전 세계가 배터리 전기차에 집중할 때, 가와사키는 150cc급 수소 연소 엔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직렬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했다.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면서도 엔진 특유의 고동감을 유지해 '타는 즐거움'이라는 감성 가치를 보존하려는 의도다. 후방 캐니스터 형태의 수소 탱크는 교체형 카트리지 방식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한 현실적 해법을 제시한다.

가와사키의 로드맵은 이 새로운 영역을 단계적으로 구축해간다. 2025년 오사카·칸사이 엑스포에서 실물을 처음 선보인 뒤, 2027년에는 주행 시뮬레이터를 게이밍 산업에 배포해 대중적 경험을 확산시킨다. 2030년 리야드 엑스포에서는 고온과 사막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현장 이동 수단으로 실제 운용되며, 이를 거쳐 2035년 일반 판매가 시작된다. 가상에서 시작해 극한 실증을 거쳐 일상으로 진입하는 체계적 전략이다.

업계는 코를레오가 단순한 레저용을 넘어 재난 구조, 산악 조난 지원, 국경 감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국토의 70퍼센트가 산지인 일본에서 고령 등산객의 안전한 산행을 돕고, 바퀴 차량이 갈 수 없는 곳까지 인간의 이동권을 확장하겠다는 사회적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한 모빌리티 전문가는 "자동차가 마차를 대체했듯, 로봇 말은 바퀴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이동 패러다임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현대차의 로보틱스 전략과 달리 가와사키는 4족 보행이라는 미개척 영역에 집중한다. 2족 보행보다 안정적이고, 바퀴보다 지형 적응력이 뛰어난 이 방식은 험지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시장 자체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 로봇 말의 선구자로서 가와사키가 제시하는 미래는, 인류가 자연과 공존하며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새로운 문명사의 한 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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