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 라이브 방송 캡춰
"우리가 시간을 확보해줘 대통령 변호인단이 매우 감사한 상황"이라는 말을 공개 영상에서 당당히 내뱉는 변호사의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 이하상 변호사는 10일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 라이브 방송에서 "해야 할 일을 완수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날 10시간 넘게 증거조사를 진행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 대한 구형을 13일로 연기시킨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는 재판 지연이 우연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전략이었음을, 그것도 당사자 스스로가 공개적으로 인정한 충격적 고백이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이런 발언이 법정 밖 유튜브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전달됐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법정 안에서만 소비되던 변호 전략이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자랑거리'로 포장되어 전시되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중대한 재판 중 하나인 내란 사건의 법정이, 일부 변호사들에게는 자신의 '전과'를 과시하는 무대로 전락한 것이다. "대통령 변호인단이 매우 감사한 상황"이라는 표현은, 이들이 법정을 진실 규명의 장이 아닌 정치적 연대와 시간 벌기의 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가 당초 9일로 예정했던 결심공판을 13일로 연기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면, 변호인단의 전략이 얼마나 치밀했는지 알 수 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10시간이 넘는 증거조사를 진행하며 물리적으로 구형 시간을 소진시켰다. 이는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지만, 그 본래 취지는 피고인의 정당한 방어를 위한 것이지 재판 자체를 지연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군 관계자 재판에서 55명, 경찰 수뇌부 재판에서 71명 등 총 160여 명에 달하는 증인을 신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어권 보장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재판부의 일정 통제권을 무력화하는 '침대축구'식 소송 전술인 것이다.
이런 지연 전술의 계보는 한국 현대사에서 반복돼 왔다.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12·12 군사반란 재판에서 변호인단은 집단 사임하며 재판을 거부했고, 이양우 변호사는 법정에서 전두환 씨에게 "각하, 죄송합니다"라며 90도로 절을 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서도 변호인단 전원이 사임했다. 하지만 과거의 지연 전술이 '정치적 항의'의 성격이 강했다면, 2026년의 지연 전술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형사소송법상의 제도를 악용하여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재판을 마비시킨 뒤, 그것을 유튜브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자랑하는 '쇼맨십'까지 갖춘 것이다.
그렇다면 변호인단이 그토록 시간을 벌고 싶어 했던 재판의 실체는 무엇인가.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의 내란 모의는 2024년 10월경부터 구체화됐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이게 나라냐, 바로잡아야 한다"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고,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포고령 초안을 직접 작성했다. 12월 3일 당일 동원된 군·경 인력은 4,749명에 달했으며, 공소장에는 "총을 쏴서라도 본회의장에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까지 적시돼 있다. 내란수괴죄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며, 특검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다.
국헌을 문란하게 하려 한 중대 범죄를 다루는 재판에서, 변호인들이 '시간 확보'를 자랑하고 '해야 할 일을 완수했다'며 유튜브에서 활짝 웃는 모습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군인권센터는 "김용현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법정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방청석의 시민들을 위협하는 등 재판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정은 진실 규명의 장이 아니라 정치적 투쟁과 유튜브 콘텐츠 제작의 장으로 전락했고, 일부 법률가들은 법의 수호자가 아닌 법의 기술자이자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로 변모했다.
변호인단이 재판을 지연시키는 동안, 대한민국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세를 이어갔고,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제도적 불안정성'에 우려를 표했다. 미국 국무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변호인단의 유튜브 자화자찬은 국제 외교가에서 한국 사법 시스템의 미성숙함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자화상으로 기록될 것이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방어권 보장과 재판의 신속한 진행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하지만 방어권 보장이 무제한적 지연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하물며 그것을 유튜브에서 자랑할 권리까지 포함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법원은 변론권 남용에 대해 더욱 단호한 소송 지휘를 해야 하며, 법조계 역시 자정 노력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하상 변호사가 유튜브 방송에서 밝힌 "우리가 시간을 확보해줘 대통령 변호인단이 매우 감사한 상황"이라는 발언은, 우리 사회에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법정을 희롱하고 그것을 유튜브에서 자랑하는 자들의 오만함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헌법을 파괴하려 한 자들에게 시간을 선물하고, 그 과정을 콘텐츠로 소비하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
#내란재판 #재판지연전술 #변호인단 #법치주의 #유튜브자화자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