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부 엘리뇨 영향 최악의 기아 위기

수개월간 지속된 가뭄…운 좋아야 하루 한 끼

허미강 기자 승인 2024.10.16 16:49 의견 0

기후위기가 저개발지역부터 기아를 몰고오며 현실화되고 있다.

엘니뇨 현상으로 촉발된 아프리카 남부의 수개월간 지속된 가뭄은 2,7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며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기아 위기를 초래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잠비아의 한 여인이 말라버린 강물에 판 구멍에서 물을 뜨고 있다. (사진=AP)


WFP는 이날 성명에서 이것이 “전면적인 인류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은 지난해 중순에 발생해 지난 6월에 끝났으나 엘니뇨가 유발한 가뭄으로 농작물 재배철을 한차례 놓친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그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올해 들어 레소토, 말라위,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웨 등 5개국이 가뭄과 그로 인한 기아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다.

WFP는 현재 아프리카 남부의 약 2천100만 명의 어린이가 농작물 작황 부진으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추정한다.

대형 카리바 댐의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잠비아와 이 댐을 공유하는 짐바브웨는 댐의 수위가 너무 낮아 전력을 거의 생산할 수 없어 정전까지 겹쳤다.

나미비아와 짐바브웨 당국은 굶주린 주민에게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코끼리를 비롯한 야생 동물의 사냥을 허용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가 비에 의존하는 농업과 자원에 대한 높은 의존성 때문에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라고 말한다.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계가 기후에 의존하는 반면, 가난한 국가들은 기후 회복력 조치를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톰슨 피리 WFP 대변인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식량 위기"라며 "이 지역에서 건기가 시작되는 10월부터 수확기인 내년 3∼4월까지 매달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농사는 실패했고 가축은 죽어 나가 아이들은 운이 좋아야 하루 한 끼를 겨우 먹을 수 있을 정도"라며 "즉각적인 지원을 위해 약 3억6천900만 달러(약 5천억원)가 필요하지만 기부금 부족으로 5분의 1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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