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의 교향악

조정애

조정애 칼럼니스트 승인 2024.04.17 10:50 의견 0
(이미지=Pixabay)


봄꽃들이 피고
초목들이 강산을 꾸미는
자연의 순리는 무너지지 않는데
사람아, 분단 조국을 무엇으로 이어 가려느냐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조국의 산하에
강물과 초목들은 모두 잘 있느냐
역사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단일민족의 핏줄이여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꽃들 너머로 초록 너머로
우리의 뼈저린 아픔이 남아있다

임시정부 독립투사들의 투쟁으로
일제 36년의 억압에서 벗어나
1945년 8월 15일 해방된 조국
만세만세 거리마다
태극기와 기쁨의 눈물로 넘쳐났네
미군과 쏘련군의 주둔으로
1950년 다시 6.25 전쟁으로
무너진 이 땅에 휴전선이 그어졌다
십사만이 넘는 이산가족들의 통곡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멤도는데
어머니를 부르다 아들을 부르다 떠난
그 세월이 70년이 넘었다

통일의 마중물이 흐르는 임진강
실향민이 그리움을 달래는 통일전망대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북녘의 마을이 보이는데
무엇이 우리를 갈라놓았나
이념과 사상이 아니다
원수를 겨루는 무기가 아니다
저녁 밥 짓는 연기 피어오르는 고향 사람아
저 벌 나비 뭇 새들의 자유의 의지를 보라
오가고 나누고 사랑하는
한민족의 문화예술로 이어가며
손 내밀면 잡아주고 어려움에 서로 돕는
형제자매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이 나라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이 나라를 세운 단군의 웅지로
흰옷 입은 조상들이 넘겨준 동방예의지국
이제는 무너진 통일의 지혜를 다시 쌓고
휴전선이 열리는 날에 통일로 자유로를 지나
남북열차가 달려가서 서로 만날 고향
남북화해의 꽃이 피거라
우리의 선조들이 이어준 이 땅에
감동과 감화로 마음을 열고
온전히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고
통일의 열매 맺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원하고 기도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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