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댄스, 살사 리듬 발상지 쿠바까지 사로잡아
AP "10∼20대 젊은이들, 전염성 강한 비트·정교한 안무에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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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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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약 1만3천㎞ 떨어진 남미의 공산주의 국가로 살사 리듬의 발상지인 쿠바도 K팝 열기가 뜨겁다.
AP 통신은 9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최근 쿠바에서 10대∼20대 사이에서 K팝 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AP는 "1만3천㎞의 거리뿐 아니라 다른 언어, 문화의 차이가 이 아시아 국가(한국)와 사회주의 섬나라(쿠바) 사이를 가르고 있지만, 이 모든 장벽은 K팝의 전염성 강한 비트와 정교한 안무 덕에 순식간에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을 필두로 한 K팝 열풍이 이미 전 세계를 휩쓸었던 것을 생각하면 최근 쿠바에서 K팝의 인기는 한발짝 늦은 감도 있다.
이는 라틴재즈의 일종인 살사가 이미 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다른 국가에 비해 인터넷 속도가 느린 쿠바의 특성 때문이다.
K팝은 10여년 전 한국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쿠바에 처음 전파됐다.
이후 쿠바의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고 정부 규제도 느슨해지면서 점점 더 많은 젊은이가 온라인을 통해 K팝 영상들을 접하고 있다.
지난 7일에도 교복이나 봄버 팬츠를 입은 수십 명의 10~20대들이 쿠바 수도 아바나의 한 댄스 클럽의 대형 스크린에 투영된 한국 아이돌 영상을 보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금속 다루는 일을 한다는 프란시스코 피에드라(24)는 AP에 "K팝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전문 K팝 안무가가 되고 싶다며, 이곳은 “나 자신이 될 수 있고 친구들과 웃음, 노래, 춤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쿠바 젊은이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간 K팝의 인기와는 별개로 한국과 쿠바의 외교관계는 이제야 첫발을 내디딘 수준이다.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양국은 모든 교류를 끊고 국제무대에서도 접촉을 삼가왔다.
남미에서 유일하게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인 쿠바는 북한과는 '사회주의 형제국’으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다 1999년 한국 정부가 유엔총회에서 대(對)쿠바 금수 해제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지면서 양국 관계는 전환점을 맞았고, 지난 2월 외교관계를 전격 복원했지만 아직까지 대사 교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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