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Xavier Brunson)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Xavier Brunson)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17일 주한미군사령부 홈페이지를 통해 '동쪽이 위인 지도(East-Up Map)'라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한반도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심축'으로 재정의하고,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어를 넘어 역내 전략적 거점으로 확대하겠다는 미국의 의도를 담은 선언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익숙한 '북쪽이 위'인 지도 대신 동쪽을 위로 한 지도를 바라보면 가려졌던 지리적 관계와 배치의 잠재적 이점이 새롭게 드러난다"며 이러한 관점의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전통적인 지도에서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의 '전방 외곽 거점'으로 인식됐다면, 새로운 관점에서는 "접근성, 도달성, 영향력을 갖춘 전략적 중심축"으로 재정의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은 베이징의 관점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가치를 설명했다. 캠프 험프리스에서 평양까지 약 254km, 베이징까지 약 985km,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약 805km에 불과하다는 구체적 거리를 제시하며, 주한미군이 "북한, 중국, 러시아로 이어지는 세 방향의 경쟁 축에 동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독특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5월 펜타곤 방문 당시부터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런슨 사령관은 당시 정책 결정자들에게 이 '뒤집힌 지도'를 공유하며 "적의 관점에서" 아시아를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7월에는 한국 언론이 주한미군이 이 지도를 내부 교육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한 "한국, 일본, 필리핀을 연결하는 전략적 삼각형"의 존재를 강조했다. 그는 이 3개국이 "세 개의 분리된 양자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네트워크로 보인다"며, 이것이 "역내 안정성을 강화하며, 특히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신뢰성 있는 연합 억제력을 공고히 한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역할에 대해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을 "중심부에서의 깊이", 일본을 "기술 우위와 해양 도달 범위", 필리핀을 "남쪽 해양 축의 접근성"을 제공하는 주체로 규정했다. 이러한 3자 협력은 기존 양자 동맹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11월 4일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와 1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과 맞물려 있다. 양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가속화하고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한국은 국방비를 GDP 3.5% 수준으로 증액하고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25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다.
East-Up Map / 주한 미군 사령부 홈페이지 자료
브런슨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에 대해 "연합방위의 기본 토대는 변하지 않는다"며, 이는 "지휘관계의 지속적 정교화", "모든 영역의 작전적 연계성 강화", "양측 계획 절차의 더욱 긴밀한 통합"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1월 초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논의된 핵추진 잠수함 협력 문제에 대해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으며, 다이빙(Dai Bing) 주한 중국대사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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