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 진출

'동해 바다∼'로 시작 한국어 교가 NHK 통해 일본 전역에 방송돼
160명 소규모 학교가 이룬 쾌거…교장 "재일동포에 감동 드려 기뻐"

에디터 승인 2024.08.21 17:52 의견 0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꿈의 무대'인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준결승전에서 6회 교토국제고 하세가와의 2점 적시타로 생환해 기뻐하는 2루 주자 사와다(오른쪽)와 3루 주자 미타니 (사진=요미우리신문)


교토국제고는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를 3-2로 역전승하며 결승에 올랐다.

경기 초반 1회 말 2점을 내주며 끌려가던 교토국제고는 6회 초에 3타점을 올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하세가와 하야테의 우전 안타로 2점을 추가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투수 앞 땅볼로 1점을 추가해 역전에 성공했다.

교토국제고의 좌완 투수 니시무라 잇키는 5회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아오모리야마다의 강타선을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니시무라는 이번 대회에서 2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에서 1차전 7-3, 2차전 4-0, 3차전 4-0, 8강전 4-0으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고마키 노리쓰구 감독은 "교토와 (패배한)아오모리야마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당당히 싸우겠다"며 결승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백승환 교토국제고 교장은 "꿈에 그리던 결승까지 올라가게 되어 정말 기쁘고 학생들이 대견스럽다"며 "일본에 계신 동포분들께 감동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근성과 끈기가 강한 팀이기에 역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고시엔에서는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이 한 번 밟아보기도 어려운 '꿈의 무대'에 근년 거의 매년 진출하고 있는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도전한다.

교토국제고는 앞서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2022년에도 본선에 나갔으나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가 4강에 이어 3년 만에 결승에까지 오른 것은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는 교토국제고는 올해 현재 중고교생을 모두 합해 총 학생 160명의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재적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에 달한다.

교토국제고는 23일 간토다이이치고와 우승컵을 놓고 대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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