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30년까지 달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달에서의 장기적인 인간 주거와 자원 활용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의 달 탐사 노력에 맞서 미국의 우주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지정학적 의도도 내포하고 있다.

달 탐사 위한 필수 전력 확보

NASA의 ‘핵분열 표면 전력(Fission Surface Power, FSP) 프로젝트’는 달에 수십 킬로와트(kW)급 핵분열 원자로 전력 시스템을 시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시스템은 14일 동안 지속되는 달의 긴 밤과 -170°C에서 121°C에 이르는 극심한 온도 변화 같은 혹독한 달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FSP 프로젝트는 2018년에 종료된 킬로파워(Kilopower) 프로젝트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다.

NASA의 션 더피(Sean Duffy) 임시 국장은 이 프로젝트를 전략적 필수성으로 강조했다. 그는 100kW급 전력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계획을 가속화했다. 100kW 시스템은 여러 거주지와 산업 시설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목표였던 40kW는 일반 가정 30~33곳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100kW로 목표가 상향되면서, NASA가 기본적인 전초 기지를 넘어 광범위하고 산업적인 규모의 달 존재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제2의 우주 경쟁' 속 리더십 강화

NASA가 달 핵 원자로 계획을 서두르는 데는 '제2의 우주 경쟁'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 달 연구 기지(International Lunar Research Station, ILRS)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자체 핵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션 더피는 이 프로젝트가 "제2의 우주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명확히 언급했다.

주요 전략적 우려는 다른 국가들이 자국 원자로 주변에 '접근 제한 구역(keep-out zones)'을 설정해 "미국의 (달) 야망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션 더피는 달 핵 원자로가 단순히 과학적 노력이 아니라 지정학적 힘을 투사하는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스템은 "군사적, 과학적, 상업적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엄격한 안전 규정 준수

NASA는 이 프로젝트에서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모든 시스템은 발사 및 달 표면에서의 방사선 차폐를 위한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원자로는 발사 시 고도로 방사성인 핵분열 생성물을 만들지 않도록 '냉각 상태'로 발사된다. 활성화는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만 이루어진다.

달 표면에서는 원자로를 달 표면의 흙인 레골리스 아래에 매장하는 전략이 제안됐다. 레골리스 자체는 방사선 차폐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용후 핵연료 관리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구의 심층 지질 처분이나 심우주로의 폐기물 처분 등이 고려되고 있다.

민간 기업과 협력

NASA는 에너지부(DOE)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러 민간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2022년 6월, NASA는 초기 원자로 설계 개념을 위해 롤스로이스, 브레이턴 에너지, 제너럴 일렉트릭에 각각 5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롤스로이스는 2029년까지 배치를 목표로 달 전력용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으며 , X-에너지도 확산 저항성 고농축 저농축 우라늄(HALEU)으로 만들어진 '멜트다운 방지' TRISO-X 연료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민관 협력 모델은 개발을 가속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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