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유엔자원봉사단(UNV) 대학생 봉사단에 지원해 유엔난민기구(UNHCR) 데이터 관리 담당으로 케냐 난민촌에 파견된 정유정(오른쪽 첫번째) 씨./코이카 제공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과 유엔자원봉사단(UNV)이 대학생 봉사단을 국제기구에 파견한 지 20주년을 맞으며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309명의 코이카-UNV 봉사단원이 파견됐으며, 2020년~2025년 파견자 3명 중 1명이 국제기구로 진출해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생이었던 정유정 씨는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코이카-UNV 대학생 봉사단에 참여해 케냐 난민촌에서 유엔난민기구(UNHCR) 데이터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수십만 명의 난민 데이터를 분석하며 "데이터에 사람의 삶이 담겨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정 씨는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취업해 인권 보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다영 씨 역시 코이카-UNV 대학생 봉사단으로 동티모르 유네스코(UNESCO)에서 전쟁과 학살을 기억하는 공간인 '체카 국립 분쟁 조정 및 평화 구축 센터'의 디지털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교육부와 협력해 워크숍을 열고 253명의 역사 교사들이 과거의 아픔과 미래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정 씨는 현재 한국월드비전에서 프로그램 담당관으로 활동하며 르완다 빈곤 여성 가구 지원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교육 담당으로 동티모르에 파견된 정다영(왼쪽 두번째)씨는 봉사 경력을 바탕으로 한국월드비전에 취업해 르완다에서 빈곤 여성 가구 지원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다./코이카 제공


코이카는 국제사회와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청년들의 국제 무대 진출을 돕기 위해 2005년 9월 UNV와 협력을 시작했다. 협력 초기에는 코이카 자체 봉사단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인원 중에서 UNV 봉사단을 선발해 국제기구에 파견했으며, 2006~2013년 간 총 39명이 유엔 및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활동했다.

이후 2016년부터는 '코이카-UNV 대학생 봉사단'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봉사단을 선발해 유엔(UN) 산하 국제기구 지역 사무소에 6개월 동안 파견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약 10년에 걸쳐 총 270명의 봉사단원이 난민·교육·여성·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 파견됐다.

특히 한국은 최근 UNV 기금의 최대 공여국으로 자리매김하며 현재 가장 많은 수의 UNV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국가로 발돋움했다. 일본,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 등이 주요 공여국으로 꼽히는 가운데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실제 봉사단원들의 취업 성과도 눈에 띈다. 코이카 커리어센터에서 조사한 UNV 귀국인재 취업현황에 따르면, 2020년-2025년 사이 파견자 146명 중 52명(35%)이 유네스코(UNESCO), 유엔지속가능발전센터(UNOSD), 국제이주기구(IOM) 등 국제기구에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국제기구를 비롯해 공공기관, 민간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개발협력 분야로 진출했다.

귀국 봉사단원들은 "봉사단 경험이 진로를 구체화하는 중요한 계기였다"며 "채용 과정에서도 UNV 봉사단 활동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윤길 코이카 글로벌인재사업본부장은 "코이카-UNV 봉사단 프로그램은 공적개발원조(ODA)가 결국 청년들의 국제 무대 진출이라는 국익으로 돌아오는 것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우리 청년들이 글로벌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성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토일리 쿠르바노프(Toily Kurbanov) UNV 사무총장은 "코이카와 UNV는 지난 20년 간 자원봉사를 통한 글로벌 연대라는 공동 가치 아래 함께 파트너십을 이어왔다"며 "한국 봉사단원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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